[보스턴컨설팅 릴레이칼럼]'굴뚝산업'도 뜰 수 있다

  • 입력 2001년 11월 22일 19시 11분


최근 정보기술(IT)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존의 전통산업들은 ‘굴뚝산업’으로 불려졌다. 굴뚝이라는 표현에는 국가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다수의 산업재 기업들을 한물간 사양업종으로 폄하하는 느낌이 담겨 있다. 그렇다면 전통산업은 진정 사양업종인가.

외환위기 이후 작년 상반기까지의 외국인 투자를 분석해보면 1억달러 이상의 투자 가운데 약 40%가 전통 제조업 분야인 건설자재, 철강, 기계, 제지 등에서 이뤄졌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굴뚝산업에 투자한 첫 번째 이유는 성장률을 보는 시각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고도성장에 익숙해진 한국의 경영자들은 상당한 수준의 성장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해당사업을 사양산업으로 간주한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에서 1∼3% 또는 정체된 성장률에 익숙해있는 외국기업들은 5% 정도만 돼도 매력적인 성장률로 여긴다.

두번째는 재무구조의 차이다. 상당수 국내 기업들은 높은 수준의 부채비율을 안고 있어 낮은 성장률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지만 외국 기업들은 투자에 앞서 적정 재무구조를 갖춤으로써 수익성을 확보한다. 저성장 환경 속에서 수익성을 확보할 자체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고 경영자들은 세가지 측면에서 노력해야 한다. 우선 전통 제조업에서도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조직원들에게 미래에 대한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또한 성공을 위해 필요한 전략의 방향과 바꿔야 할 사항들을 냉정하게 제시해야 하며 재무관리와 투자결정 시스템 등 기업 내부의 업무체계를 선진화하는 작업에도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굴뚝산업 분야에서도 선진 외국기업들은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사양산업이라는 시각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변명이 될 수밖에 없다. 굴뚝산업은 사양산업이 아니며 한국의 굴뚝산업은 확신있는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서울사무소 강상국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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