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8일 “올 1∼10월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13조1000억원이나 된다”며 “금리가 낮았던 4∼8월 집중적으로 발행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기업의 신규투자가 저조했던 점을 감안할 때 기업들의 현금 확보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11월과 12월에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도 8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11조원보다 2조2000억원 감소했다. 또 만기도래 규모도 10월엔 5조6903억원, 11월엔 4조5602억원, 12월엔 4조2440억원으로 연말로 갈수록 줄어든다.
여기다 자금운용처가 마땅치 않은 시중은행들도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대출을 늘이고 있다. 이제까지 매 연말이 되면 은행들은 결산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대출금 회수에 나서 자금난을 부추겨왔으나 10월 중 기업대출은 2조3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9월 이후 미국의 테러영향 등으로 기업의 자금압박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9월에 올 들어 처음으로 회사채상환이 발행보다 약 5000억원 많아진 데 이어 10월 2조5000억원, 11월에도 현재까지 1조7000억원이 순상환된 것.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내년 회사채 만기도래규모는 올해 45조8000억원의 68%수준인 31조3000억원에 불과하다”면서도 “다만 회사채신속인수제도가 없어지는 1월 만기도래가 5조3617억원이나 되는 등 연초에는 자금압박이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래정·이나연기자>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