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내달 대폭 임원인사…'전자' 진대제씨가 맡을듯

  • 입력 2001년 11월 29일 06시 11분


삼성그룹이 세대교체 가시화와 중국사업 강화를 겨냥한 대폭적인 임원인사를 다음달 중 실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삼성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삼성은 이르면 다음달 중순경 주요 계열사 임원진 인사를 실시한다.

한 소식통은 “삼성은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 윤종용(尹鍾龍) 부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진대제(陳大濟) 디지털미디어부문 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부회장은 대표이사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중국으로 건너가 최근 이건희(李健熙)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중국사업을 총괄 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주목되는 것은 삼성전자 부회장에 선임될 것으로 전해진 진 사장의 승진.

올해 49세로 이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진 사장은 이번 인사 후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경영을 책임지게 돼 세대교체 가시화의 상징적 존재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 진 사장과 함께 앞으로 ‘포스트 이건희 회장 체제’의 주역으로 꼽히는 황영기(黃永基) 삼성증권 사장도 승진, 또는 전보의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그룹 재무팀장을 맡아 차세대 대표주자 중 1명으로 평가받는 김인주(金仁宙) 그룹구조조정본부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재용(李在鎔) 상무보는 이번 인사에서 상무 또는 전무로 승진하면서 서서히 후계구도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내년에 만 60세로 환갑이 되며 이 상무보가 올해 1년 동안 열심히 경영수업을 받았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삼성은 달라진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이번 인사에서 상당수 임원의 ‘물갈이’를 포함해 감량경영을 위한 대응태세도 갖춘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에 그룹 차원의 강도 높은 감사과정에서 문제점이 적발된 일부 계열사의 50대 이상 임원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번에 옷을 벗는 그룹 내 임원 수가 전체의 30%에 이르며 승진자를 포함한 전체 임원 수는 종전보다 15%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의 감량경영 방침은 다른 기업들의 연말 및 내년 초 임원 인사에도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할 때 삼성은 다음달에 임원 인사를 실시할 것이 확실시되지만 그룹을 둘러싼 몇 가지 변수에 따라 정기주주총회인 내년 2월로 인사시기를 늦출 가능성도 아직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태다.

<최영해·박정훈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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