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종(朴贊宗) 하이닉스 상무는 29일 “당초 현대자동차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칼라일에 두달간 우선협상권을 주고 이달 중순까지 구체적인 매각 조건을 논의했지만 여러 이유로 합의에 이르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인수대금 1000억∼1500억원대에 이르는 오토넷의 매각작업은 당초 예정보다 늦어지게 됐다. 또 그동안 협상 테이블에서 밀려났던 현대차가 칼라일보다 다소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을 진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결렬 배경으로는 우선 칼라일이 협상과정에서 당초 제시한 금액보다 인수대금을 대폭 깎으려 했을 가능성이 꼽힌다. 하지만 협상결렬의 더 큰 이유로 현대차와 오토넷 간의 ‘특수관계’를 꼽는 시각도 많다. 자동차에 설치되는 오디오, AV시스템, 항법장치(네비게이션시스템), 전장품(電裝品) 등을 생산하는 오토넷이 매출의 75%를 현대차와 기아차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한 업계 관계자는 “칼라일 입장에서는 오토넷을 인수한 뒤 현대차로부터 불이익을 받게 될 가능성을 고민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토넷은 하이닉스반도체가 지분의 70%를 보유한 자회사다. 자본금 800억원에 지난해 매출 3624억원, 순이익 182억원을 낸 우량회사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