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현대오토넷 매각협상 결렬…하이닉스-칼라일 이견

  • 입력 2001년 11월 29일 18시 38분


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 투자그룹 칼라일 사이의 현대오토넷 매각 우선협상이 결렬됐다.

박찬종(朴贊宗) 하이닉스 상무는 29일 “당초 현대자동차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칼라일에 두달간 우선협상권을 주고 이달 중순까지 구체적인 매각 조건을 논의했지만 여러 이유로 합의에 이르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인수대금 1000억∼1500억원대에 이르는 오토넷의 매각작업은 당초 예정보다 늦어지게 됐다. 또 그동안 협상 테이블에서 밀려났던 현대차가 칼라일보다 다소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을 진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결렬 배경으로는 우선 칼라일이 협상과정에서 당초 제시한 금액보다 인수대금을 대폭 깎으려 했을 가능성이 꼽힌다. 하지만 협상결렬의 더 큰 이유로 현대차와 오토넷 간의 ‘특수관계’를 꼽는 시각도 많다. 자동차에 설치되는 오디오, AV시스템, 항법장치(네비게이션시스템), 전장품(電裝品) 등을 생산하는 오토넷이 매출의 75%를 현대차와 기아차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한 업계 관계자는 “칼라일 입장에서는 오토넷을 인수한 뒤 현대차로부터 불이익을 받게 될 가능성을 고민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토넷은 하이닉스반도체가 지분의 70%를 보유한 자회사다. 자본금 800억원에 지난해 매출 3624억원, 순이익 182억원을 낸 우량회사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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