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는 바람에 수입도 함께 줄어 올해 무역수지는 100억달러 정도의 흑자를 보이고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주변국들은 한국보다 사정이 더 안 좋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다.
무역협회가 29일 내놓은 ‘2001년 한국 무역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를 통해 한국 무역업계의 현주소를 알아본다.
▽사상 최대 수출 감소〓올 들어 10월까지 수출은 126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0억달러(11.2%)나 줄어 사상 최악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60년대 시작된 본격적 경제개발 후 수출이 감소한 해는 외환위기 기간이었던 98년(-2.8%)뿐이었다. 특히 정보기술(IT) 관련 제품에서 두드러져 반도체와 컴퓨터 등 2개 품목의 수출 감소액만 126억달러에 달했다.
▽중화권이 미국보다 더 큰 비중〓중국 홍콩 대만 등 3개국의 전체 수출에서의 비중은 지난해 21.6%에서 올 들어 22.1%로높아졌다. 이는 미국(20.7%)보다도 더 큰 비중이다. 한국이 무역 흑자를 가장 많이 낸 나라는 홍콩이었으나 올해는 미국(흑자액 73억달러)이 1위를 차지했다. 홍콩(69억달러)은 2위로 떨어졌다. 최대 무역적자국은 역시 일본으로 적자액이 83억달러에 달했다.
▽10대 수출 품목도 순위 변동〓올 들어 10월까지 반도체는 1위 수출 품목 자리를 지켰지만 그 비중이 지난해 15.1%에서 9.8%로 줄어들고 3위였던 자동차가 2위로, 5위였던 선박이 4위로 한 단계씩 올라섰다.
▽선전(善戰)한 품목도 있다〓수출 실적에서 올 들어 10월까지 반도체(-43.8%), 컴퓨터(-24.5%), 철강(-10.8%), 석유화학(-10.7%), 섬유류(-13.6%) 등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반면 자동차는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2.6%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고 통신케이블은 브라질 중국 등 통신시장 확대에 발빠르게 대응해 113.4%나 수출이 늘었다. 또 휴대전화(28.2%), 정밀기계(3.5%) 등도 선전한 품목이다.
<김광현기자>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