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인 호스텍글로벌은 지난달 26일 장외 자회사인 ‘인터넷 제국’을 1 대 0의 합병비율로 ‘소규모 합병’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투자금을 한푼도 건질 수 없게 된 인터넷제국 주주들은 합병에 강력 반발, 현재 법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소규모 합병은 주주총회 결의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기업 인수합병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로 98년 인수합병(M&A)를 촉진하기 위해 신설됐다.이 경우 합병법인이 피합병법인 주주에게 나눠주는 주식수가 전체발행주식의 5% 이하여야 한다. 그러나 소액주주의 일방적인 희생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아 왔다.
호스텍글로벌측은 “안건회계법인 실사결과 인터넷제국 본질가치가 -4700원으로 나왔다”며 “합당한 과정을 거쳐 합병비율을 결정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호스텍글로벌 오광돈 이사는 “현재까지 인터넷제국에 쏟아 부은 돈만도 210억원에 이른다”며 “주주인 창투사들이 유상증자 요청을 계속 거절해 재무상태 개선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소액주주들의 손실을 보상해줄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300∼500명으로 추산되는 인터넷제국 소액주주들은 “합병 비율에 대해 소액주주들의 입장은 묻지도 않았다”며 법원에 합병무효 소송을 낼 방침이다. 주주 서모씨는 “합병발표가 나기 며칠 전까지 인터넷제국이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는 기사가 나갔다”며 “최근까지 매출이 꾸준히 늘어난 사실은 무시한 채 기업가치를 0원으로 평가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인터넷제국 주식은 호스텍글로벌이 48.55%(우호지분 포함 5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드림디스커버리(6.68%), KTB네트워크(4.45%) 뉴튼캐피탈(3.34%)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투자한 지분은 전체의 30% 정도. 인터넷 제국의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을 고려하면 투자금액은 1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