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곡가 2003년부터 인하…전작보상제-수입보험제 도입 검토

  • 입력 2001년 12월 10일 18시 11분


김동태(金東泰) 농림부 장관은 10일 “2003년과 2004년에도 추곡수매가를 올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2004년 세계무역기구(WTO) 쌀 재협상 때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국산 쌀의 가격경쟁력을 대폭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년에는 논농업직불제 외에 다른 농가소득 보전 방안이 예산에 반영돼 있지 않아 농촌경제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수매가를 동결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2003년과 2004년에도 수매가를 올리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2004년 말에 WTO의 도하라운드가 끝나면 쌀시장 개방압력이 커질 것이며, 관세화 유예로 갈 것인지, 관세화로 갈 것인지 지금 정할 수는 없지만 국내외 쌀값 차이를 줄여야 한다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현재의 상황에서 관세화로 전환한다 해도 국내 쌀값이 중국산 수입쌀값보다 7.5%정도 비싸다는 시산(試算)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는 추곡수매가가 2003년부터 2년간 매년 3∼4%씩 떨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장관은 또 “농가 소득보전을 위해 논농업직불제 단가를 올해 ㏊당 20만∼25만원에서 내년에 40만∼50만원으로 올릴 방침이며 일본에서 시행하는 미작경영안정제 및 전작보상제, 미국에서 시행하는 수입보험제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국회가 추곡수매가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과 관련, “농민들의 입장을 고려해 정부가 어렵게 동결안을 결정한 만큼 더 이상 인상돼선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국회 동의과정에서 수매가가 오르는 일이 없도록 여야 의원들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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