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식음료특집]위스키 중견 브랜드 틈새 비집기 총력

  • 입력 2001년 12월 18일 14시 36분


“더 이상 ‘빅3’는 없다.”

한국 위스키시장에서 ‘마이너’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씨그램코리아(윈저) 진로발렌타인스(임페리얼) 하이스코트(딤플) 등이 90% 이상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 중견 수입업체들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가장 큰 유통망인 ‘룸살롱’에 ‘입성’하기위해 500㎖ 짜리를 내놓는가 하면 양주병 모양도 한국인 입맛에 맛게 내놓았다. 광고비에도 집중투자하면서 때아닌 ‘광고대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맥시엄코리아는 지난달 700㎖, 375㎖만 있던 커티삭을 500㎖ 제품까지 다양화하고 한국의 룸살롱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세계적으로는 앞 두 제품이 일반적으로 팔리지만 한국에서는 위스키가 주로 룸살롱에서 소비되기 때문에 룸살롱 주인들의 구미에 맞는 500㎖가 개발됐다는 게 정설이다. 4명이 한 팀을 이뤄 룸살롱을 찾을 경우 700㎖면 적당하지만 500㎖짜리라야 두 병을 팔 수 있기 때문.커티삭은 또 주류 도매상을 사로잡기 위해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홍보전을 펼치는가 하면 영국 본사 토니 이스터 회장이 지역 주류 도매상과 모임을 갖기도 했다.

커티삭은 양을 조절하면서 병모양도 바꿨다. 여러 차례에 걸친 시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병모양도 한국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곡선형태로 바꾼 것.

J&B도 최근 500㎖짜리를 선보였다. 수입회사인 수석무역은 연말까지 5억원 이상 광고비를 투입하기로 했다.

바카디-마티니사도 지난달 듀어스 스페셜 리저브 12년산을 내놓고 한국공략을 선언했다. 듀어스 스페셜 리저브는 물에 희석돼서 스카치의 풍부한 향미가 없어지지 않도록 다른 제품보다 도수를 3도가량 높은 43도로 맞췄다.

듀어스는 매년 일정량만 출고되므로 진품임을 확인하는 고유번호를 붙이는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스카치블루가 올들어 지난해보다 250% 매출이 늘어난 데 고무돼 광고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발렌타인의 얼라이드도멕사를 상대로 한 ‘병모양 소송’에서 이긴 롯데칠성은 최근 신문광고에서 스코틀랜드의 메리스퓨터트 여왕을 등장시켰다. 광고 카피는 “내눈이여 만족하라, 내 입술이여 춤을 추어라”.메이저 업체도 가만있지 않는다. 씨그램코리아는 연간 60억원이상을 광고비로 지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윈저성으로의 초대’ ‘가슴’ ‘뒷모습’편 등 흥미로운 광고로 시선을 끌고 있다. 진로발렌타인스는 가짜 위스키를 방지하기 위해 내놓은 ‘임페리얼 키퍼’가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흡족해하는 경우. 병에 자물쇠를 단 광고가 나간 뒤 ‘자물쇠 위스키’를 달라는 고객의 엉뚱한 요구도 많다고 한다.한편 스웨덴 빈앤스프릿사의 앱설루트 보드카도 한국시장 공략을 위해 크리스마스때에 발맞춰 지면 광고를 강화할 계획이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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