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맥주업계를 대표하는 양사간의 시장점유율 경쟁은 언제나 애주가들의 ‘안주거리’.
OB맥주가 수십년간 지켜온 1위 자리를 하이트맥주에 내준 뒤 아직 탈환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수입맥주가 서서히 시장을 파고 들어오는 상황에서도 양사는 조그만 틈도 내보이지 않고 굳건히 양강(兩强)체제를 지켜오고 있다.
현재는 국내파 하이트맥주의 아성에 외국자본에 흡수된 OB맥주가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
매출에서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하이트맥주는 99년 시장점유율 50%를 넘어섰고 10월 말 현재 53%를 돌파했다. 이에 비해 카스맥주를 인수하는 등 생산규모와 출고량을 대폭 늘린 OB맥주는 시장점유율이 47%에 머물러 있지만 1위 탈환을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고 있다.
우선 OB맥주는 제조공정 차별화를 통한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순수저온발효공법(LCF)과 초고속 발효공법(UCM) 등을 카프리와 카스 제작에 활용하고 있다. 또 OB라거 카스 카프리 버드와이저 등 9개 맥주 브랜드의 판촉을 강화하기 위해 수출대상국을 미국 일본 홍콩 동남아 등 20여개국으로 늘렸다.
하이트도 흑맥주 스타우트를 앞세워 점유율을 더욱 늘려나간다는 계획. 91년 첫선을 보인 스타우트는 그동안 극심한 매출부진 등을 겪었지만 지난해부터 젊은층 사이에 인기를 모으면서 올해는 10월말까지 112만상자가 팔리는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하이트는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모든 생산단계에 ‘브랜드 키퍼(Brand Keeper)’ 제도를 도입, 제조 연월일 제조시간 샌산담당자 실명 등을 제품에 부착하고 있다.
양사간의 불꽃튀는 광고전도 볼거리. 하이트는 물대포에 맞서는 신현준의 모습을 통해 스타우트의 강한 남성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으며, OB맥주는 OB라거 광고에서 역시 남성미가 넘치는 모델 정우성과 이정재를 기용, 남자들만의 호탕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OB라거 광고에는 특히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에 나오는 축배의 노래 ‘드링킹 송’이 배경음악으로 깔려 강한 남성미가 더욱 강조됐다는 평가.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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