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한반도를 넘어 일본 미국 유럽 등 세계시장에서 인기술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일본사람 미국사람들도 한국의 소주를 마시면서 기쁠 때 더 기뻐하고 슬플 때 마음의 위로를 받는다는 이야기다.
일본에서 소주가 자리잡은 것은 90년대 중반. 진로가 국내 톱브랜드 소주답게 가장 먼저 일본시장에 진출, 한국소주의 돌풍을 일으켰다. 드디어 98년 진로소주는 일본 소주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 공산품을 통틀어 한국상품이 일본시장에서 처음 톱브랜드에 오른 쾌거였다. 지금도 진로 관계자들은 진로저팬과 그 활약상을 하나의 신화로 여긴다.
진로의 맹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진로소주는 99년, 2000년까지 3년 연속 내리 1위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서는 10월말까지 소주 381만상자(700㎖×12병)를 일본에 팔았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12.1% 증가한 물량이다. 진로는 소주 수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시장에서 거둔 성과에 힘입어 올해 연간 전체 주류수출액이 8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에는 소주만으로 1억달러 수출기록을 세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울 정도.
진로의 김상수 이사는 “한국에서는 일반 소매점에서 1병에 900원 정도로 팔리지만 미국에서는 5000원 이상, 중국에서도 3000원대에 팔려나가는 어엿한 고급술”이라고 말했다.
후발 소주 수출회사인 두산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두산 ‘그린’소주는 올해 1∼10월의 수출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2%에 달한다. 물량으로 계산하면 237만상자. 두산은 올해 300만상자의 소주를 일본에서 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주의 본고장 중국시장에 대한 공략채비도 서두르고 있다. 연말까지 2만상자를 판매할 계획이다.
하이트주조는 2002년 월드컵을 기념해 9월에 한국(KOREA)과 일본(JAPAN)의 머리글자를 딴 ‘K&J’ 소주를 내놓았다.
일본 우치다(內田)통상과 수출계약을 체결한 뒤 이달 10일까지 벌써 10만상자(360㎖×20병)를 실어냈다. 연말까지 25만상자를 수출하고 내년에는 수출량을 120만상자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4월에 ‘호카이(보해)’소주를 일본시장에 선보인 보해양조도 지난달까지 초기 성과로는 적지않은 물량인 30만상자를 수출했다.
<김광현기자>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