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29일 인천국제공항 개항과 함께 유료도로로 전환된 신공항고속도로는 전날 밤부터 수도권에 많은 눈이 내렸는데도 과속이 걱정될 만큼 뻥 뚫려 있었다. 일단 제때 공항에 도착해야 하는 ‘정시성(定時性)’이 중요한 공항 전용도로의 구실을 충분히 하고 있어 마음이 놓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통행량이 너무 적어 예산 지원을 해야 할 일이 걱정스러웠다. 11개 업체의 컨소시엄으로 건설된 신공항고속도로는 민간업체의 투자비 회수를 보장해주기 위해 ‘계약 통행량’을 정해놓고 계약 통행량의 90%미만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원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고속도로 통행량이 예상보다 적어 ‘예산 먹는 하마’라는 의원들의 지적이 있었는데….’
개항 이후 하루 평균 통행량은 5만3000여대. 신공항고속도로 운영회사인 신공항하이웨이㈜와 체결한 계약 통행량 하루 11만여대의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통행량 부족에 따른 통행료 수입 손실 약 600억원은 올해 예산에서 지원해야 한다.
“신공항고속도로는 공항 이용객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항 주변에 들어설 예정이던 국제업무지역과 공항신도시 입주자들의 차량도 하루 3만여대 정도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외환위기가 발생하면서 공항 주변지역 개발이 늦어지면서….”
영종도에 진입하자 약 1000가구가 입주를 마친 공항신도시 아파트가 눈에 들어오면서 약간은 위안이 됐다. 공항신도시에 추가로 건설될 예정인 4500가구는 이미 분양이 끝나 곧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 인천시는 서북쪽의 을왕리 해수욕장으로 통하는 영종도 내 도로를 왕복 2차로로 확장하기로 했다. 영종도와 연결된 용유도 관통도로도 뚫는다. 이렇게 되면 신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도 늘어날 것이다.
영종도를 떠나 서울로 돌아오면서 여 과장은 올해 소망으로 연말까지 신공항고속도로의 통행량이 하루 7만대 이상으로 늘어나 주기를 빌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