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지난해 일제히 감산(減産)에 들어갔던 주요 유화(油化)업체가 새해들어 다시 공장을 완전가동하기 시작했다. 주요 유화제품의 국제 가격도 지난해 말부터 반등세로 돌아섰다.
유화제품은 건설 자동차 등 대부분 산업의 원자재로 사용되고 있어 어떤 다른 제품보다 경기회복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품목으로 꼽힌다.
▽공장이 풀가동되고 있다〓LG화학의 여수공장은 올해 접어들자마자 공장을 완전 가동시키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초 재고를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20% 정도 감산했으나 올들어 중국시장으로부터 주문이 몰리면서 다시 연간 37만t 생산규모의 공장을 100% 돌리고 있다.
최근 LG화학 중국 현지법인은 “석유화학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주요 제품의 재고가 바닥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시장분석자료를 서울 본사에 보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조만간 염화비닐수지(PVC), 고급합성수지(ABS) 등 경기동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품위주로 중국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LG화학, 한국바스프에 이어 ABS 연간생산 19만t으로 국내 생산규모 3위업체인 제일모직도 올해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자 지난해 20% 감산체제에서 올들어 다시 풀가동체제로 바꾸었다.
▽국제 수요가 늘고 가격도 올라〓만성적인 공급과잉에다 경기침체로 바닥권을 헤매던 유화제품 국제가격은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일제히 반등세를 타고 있다. 주요 제품의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모든 유화제품의 기초원료인 에틸렌의 월평균 가격은 지난해 9월 t당 428달러에서 불과 3개월 만인 12월에 287달러로 33%나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회복조짐을 보이다가 최근에는 295달러선으로 올라섰다.
가전제품 외장재, 완구 등에 사용되는 고급합성수지인 ABS 가격 역시 지난해 10월 t당 796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연말에 690달러로 내려앉아 국내 기업들의 감산을 촉발시켰다. 올들어서는 700달러선을 회복,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하반기 더욱 좋아질 수도〓관련업계와 전문가들은 유화경기 상승세가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 이정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 유화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였으나 9·11 테러로 주춤했다”며 “국제적으로 공장 신증설붐이 현격히 줄어 공급측면의 압력이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석유화학공업협회 김평중 팀장은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국내 주요 유화업체들의 정기 공장보수가 올해에 몰려있어 유화제품의 가격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