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대행사 ‘PR게이트’는 업계에서 아마조네스로 통한다. 대표 2명을 포함해 전 직원이 여성인데다 남자 홍보맨 못지 않게 적극적이고 공격적이기 때문. 물론 신화속의 여자 무사들처럼 무섭지는 않다.
‘사장’이라는 직함이 어색하다며 실장 직함을 달고있는 강윤정(31), 오미혜(32) 실장이 여성 군단을 이끄는 총 책임자. 그 아래로 안현서팀장(37)을 제외한 전원이 20대다. 독일계 증권사 출신, 외무고시 준비하다 도중하차한 고시생, 대한항공 스튜어디스 출신 등 경력들이 다양하다.
강실장은 “꼭 여성만으로 회사를 차리려고 의도한 건 아니지만 고객 회사들이 대부분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명품 업체들이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첫 고객사인 페라가모부터 시작해 뱅앤올룹슨 벨라지오 록시땅 캘빈클라인 등의 홍보를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계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의 홍보를 수주해 영역을 차츰 넓혀가고 있는 중.
강실장은 “여자들만 생활하다보니 편한 점이 많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해 전 직원이 용인 캐리비언베이로 놀러가 수영복 맵시를 뽐낼 때도 남자직원이 없어 맘이 훨씬 편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단체로 영화를 보러 가거나 스케이트를 타러 가는 등 아기자기한 이벤트도 자주 가진다.
앞으로도 계속 아마조네스를 고집할 계획인지 묻자 강실장은 “여직원들만큼 섬세하고 센스있는 남자가 있다면 당장이라도 뽑고 싶다”고 밝혔다. 남자 직원이 없다는 이유로 홍보일 맡기기를 꺼리는 회사가 있다는 것. 강실장은 이에 대해 “술자리를 함께 한다든지 하는 ‘남성적인’ 일을 못할까봐 우려하는 것 같다”고 나름대로 해석했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였다. “여자들도 술 잘 마시는데….”
금동근기자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