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삼성전자 사장 "디지털 무한자유시대 온다"

  • 입력 2002년 1월 9일 18시 39분


진 사장은 ‘디지털 무한자유’를 △새로운 디지털 세계로의 체험 △시공(時空)을 뛰어넘는 접근성 △최상의 가치와 최고의 만족으로 규정했다.

또 10년 전만 해도 ‘저가(低價) 이미지’를 갖고 있던 삼성이 메모리반도체,가전,정보통신, 컴퓨터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게된 배경을 기업의 과감한 변신노력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조연설 도중에 “작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63인치 PDP TV(일명 벽걸이 TV)를 도둑맞아 오히려 공짜홍보(Free Adevertisement)효과를 거뒀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또 “마누라와 자식만 빼놓고 다 바꿔라”고 강조한 이건희(李健熙) 삼성회장의 발언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지난해부터 손잡고 공동개발해온 ‘홈미디어센터’를 공개했다. 홈미디어센터는 TV, PC, DVD플레이어 등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자제품을 원격 조종해 집안 어디서나 즐길 수 있도록 한 차세대 홈 네트워크 주력상품. 삼성은 또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휴대전화 겸용 무선 핸드PC인 ‘넥시오(NEXiO)’도 선보였다.

진 사장은 기조연설후 한국기자들과 만나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을 솔직히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사와는 전략적 제휴를 어디까지 맺을 것인가.

“홈미디어센터 사업이 시작이다. 협력할 수 있는 분야라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어느 분야든 손잡을 생각이다.”

-반도체와 IT(정보기술) 경기가 살아날 것인가.

“비수기인 12월에 반도체 값이 오른 것은 경기회복을 뜻하는 신호다. 컴퓨터가 그만큼 잘 팔린다는 얘기다. IT경기에도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99년말 Y2K 이후 올해가 3년째이므로 컴퓨터를 바꿀 때가 됐다. 델과 인텔 등 컴퓨터 주가가 오르고 있어 이미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CEO(최고경영자)가 회사 브랜드가치에 기여하는 부분이 상당한데…

“브랜드 가치로 따지면 지난해 소니가 160억달러, 삼성이 64억달러다. 2005년에 삼성의 브랜드가치는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다. 만약 빌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직을 떠나면 주가가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면 CEO의 중요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올 삼성전자의 중국사업 전략은.

“지난해 관련매출이 35억∼36억달러였다. 올해 목표는 이보다 훨씬 많은 50억달러로 잡았다. 중국 현지에 컴퓨터 생산공장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만간 있을 그룹 인사에서 진 사장의 거취문제에 대한 얘기가 많은데…

“그동안 메모리사업과 비베모리사업을 거치고 지금은 디지털가전 사업을 맡고 있다. 지금 하는 일도 벅차다”

-최근 참여연대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임원들의 손해배상책임 소송에서 법원이 참여연대 손을 들어줬는데.

“당사자라서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외국사례를 보자. 컴팩과 휴렛패커드 합병이 실패로 돌아가면 귀책사유가 있는 쪽에서 9억달러를 주기로 한 바 있다. 협상이 깨진다면 휴렛패커드의 피오리나 회장이 9억달러를 물어줘야 한다는 소리다. 이게 가능한 얘기인가.”

라스베이거스〓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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