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10일 올해 첫 회장단 회의를 열고 양대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정치적 고려가 경제정책을 좌우하는 사태가 빚어지면 한국 경제는 매우 어려운 처지에 빠질 것"이라며 불필요한 정책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힘써줄 것을 촉구했다.
또 기업의 회생과 퇴출이 신속하게 결정될 수 있도록 화의법, 회사정리법, 파산법 등 도산 3법을 조속히 정비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등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기업 경영환경 개선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 손병두(孫炳斗) 부회장은 미국 경제가 예상대로 하반기부터 회복되면 수출과 설비투자가 살아나 전반적인 경제상황도 좋아질 것이라는데 회장단의 견해가 일치했다 며 정부측에 △저금리 기조의 유지 △엔저(低)에 대한 적절한 대처 △지속적인 규제완화를 촉구했다.
전경련은 경제현안에 대한 재계의 견해를 담은 정책 제언 을 만들어 각 정당에 제출하는 등 선거를 앞두고 기업들의 목소리를 적극 개진해나갈 계획이다.
전경련 회장단은 특히 삼성전자 전현직 이사에 대한 거액의 배상판결과 관련해 이사회의 의사결정 기능을 위축시키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 이라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대표소송제의 개선을 위해 증권거래법과 상법 개정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또 정부가 올 4월 도입을 목표로 추진 중인 증권관련 집단소송제가 기업경영 현실과 맞지 않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재계 차원에서 적극적인 저지운동을 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재계가 중국과의 경제현안에 공동 대응하고 중국 정부와 경제단체를 협력창구로 활용하기 위해 중국위원회 (위원장 손길승·孫吉丞 SK회장)를 전경련의 상설위원회로 설치키로 했다.
회장단은 공식회의에 이어 이상주(李相周) 대통령 비서실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재계의 애로사항을 건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두산 박용오(朴容旿), 효성 조석래(趙錫來), 삼보컴퓨터 이용태(李龍兌) 회장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삼성 이건희(李健熙), LG 구본무(具本茂), 현대자동차 정몽구(鄭夢九) 회장 등 유력그룹 총수들은 불참했다.
박원재기자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