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는 세계적인 경기 위축의 영향으로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가 당초 목표치인 150억달러보다 31억3000만달러 적었다고 10일 밝혔다.
주요 투자내용은 △LG와 필립스의 전자관(CRT)사업부문 합작, 현대자동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중대형 상용차부문 합작 등 전략적 제휴 △한국휴렛팩커드 시스코시스템 동부전자 까르푸 월마트 알리안츠 제일생명 등 기존투자기업의 증액 투자 △e베이의 옥션 인수, 프루덴셜의 영풍생명 인수 등 기업 인수합병(M&A) △두산의 OB맥주 지분 매각, 해태제과 매각 등 구조조정을 위한 외자 유치 등이다.
그러나 30억달러 규모의 SK텔레콤 지분 매각과 외환카드 지분 매각 등 대규모 프로젝트는 미국 테러사태의 영향으로 무산 또는 연기됐다.
박봉규(朴鳳圭) 산자부 국제투자협력국장은 투자액수는 줄었지만 내용면에서는 비교적 알찼다 면서 올해에는 경기회복에 따라 130억∼150억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고 전망했다.
또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전년 같은 달보다 각각 6.9%와 9.0%의 증가세를 보여 외국인 투자가 다시 늘고 있다고 산자부는 밝혔다. 한국에 있는 외국인 투자기업 수는 1만1515개로 처음으로 1만개를 넘어섰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2000년 45.4%에서 지난해에는 30.7%로 줄어든 반면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 비중은 54.6%에서 69.2%로 커졌다. 서비스업 가운데 금융 통신 등 산업지원 서비스 분야의 비중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지역별로는 일본의 투자가 2000년 전체 외국인투자의 15.6%에서 지난해에는 6.5%로 크게 줄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국인 직접투자의 비중은 10% 정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성봉(李晟鳳) 연구위원은 영국 스웨덴 네덜란드 등이 20% 이상인 데 비하면 한국은 아직 외국인 투자 비율이 낮은 편 이라고 말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