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11일 발표한 ‘2001년 12월 경제동향’ 자료에서 “최근의 지표는 국내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보다 상황을 신중하게 판단하는 국책연구기관이 저점 통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처음이다.
KDI는 “생산과 재고를 통한 경기순환 국면을 살펴볼 때 작년 10∼11월 산업생산이 소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재고는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는 등 ‘경기 저점’의 통상적인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작년 10월까지 감소했던 정보기술(IT)산업(반도체 제외) 생산이 11월 큰 폭의 증가세(5.3%)로 돌아서고 반도체 생산도 9월 이후 증가세를 지속해 11월 4.2% 늘어난 점을 강조했다. 또 생산자 제품출하가 작년 11월 큰 폭의 증가율(7.1%)을 보이고 재고증가율은 2.3%에 그친 점 등을 경기저점론을 뒷받침하는 지표로 제시했다.
KDI는 “작년 10월까지 감소했던 기업의 설비투자는 11월 4.4%의 증가세로 반전돼 더 이상 위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작년 11월 1.60달러였던 반도체가격(128메가D램 기준)이 이달 2일 2.92달러로 77%의 상승률을 보여 반도체 경기의 회복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경제에 대해 KDI는 여전히 침체국면에 있으나 미국의 산업생산 감소폭이 둔화되고 소비자 신뢰지수가 크게 상승하는 등 다소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