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위기의 美 자동차사 제살깎기 경쟁

  • 입력 2002년 1월 13일 17시 56분


미국 자동차업계 ‘빅3’간의 가격인하 전쟁이 새해 벽두부터 불붙었다.

수익성 악화와 잇따른 감원바람에다 유럽과 아시아 자동차업체의 미국 공략까지 겹치면서 미국 업체간 시장 쟁탈전은 ‘사느냐 죽느냐’의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업체의 미국시장 공략바람도 거세다.

▽할인판매 나선 GM〓세계 최대자동차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는 최근 ‘2002달러 리베이트 판매’를 실시한다고 선언했다. 신차(新車)를 사거나 리스를 할 때 2002달러를 깎아준다는 파격적인 내용.

GM의 잭 스미스 회장은 “미국 자동차시장이 상당히 안 좋아지고 있어 무이자 판매도 한계에 달하고 있다”며 “미국 내수시장 촉진을 위해 2002달러를 깎아주는 마케팅 전략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업체간 가격인하 전쟁은 지난해 9·11 테러 직후인 9월 20일 GM이 무이자 할부판매를 실시하며 시작됐다. 포드와 다임러크러이슬러 등 경쟁업체도 뒤질세라 무이자 할부판매에 나섰다.

▽다른 미국 업체에도 연쇄 파장〓가격인하전쟁 2라운드인 이번에도 포드와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리베이트 판매를 어떤 형태로든 뒤쫓아갈 가능성이 높다.

GM은 무이자 할부판매 등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차 판매량이 36만 2169대로 전년동월대비 7.2% 증가했다.

포드의 한 관계자는 “미국 자동차업체들은 최근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감원이 불가피해지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더욱 파격적인 방법을 내 놓을 것”이라며 “올해는 미국 자동차시장 판매전이 가장 치열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빅3의 지난해 미국시장 점유율은 63.3%로 2000년보다 2.3%포인트 낮아졌다.

미국 메이커들이 빼앗긴 시장은 도요타 혼다 현대 등 아시아 자동차업체와 폴크스바겐 등 유럽 메이커가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한국 업계도 미국 공략〓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한국 자동차업계는 올해 목표를 10% 이상 늘려잡고 본격적인 공략에 들어갔다.

현대 기아 대우차 등은 작년 미국시장에서 61만8252대를 판매, 전년 대비 30.7%의 신장세를 보인 데 이어 올해 목표는 이보다 11.6% 증가한 69만대로 정했다.

현대차 미국법인 관계자는 “신형 쏘나타와 XG350(그랜저XG), 싼타페가 미 언론에서 호평을 받고 있어 올해 판매목표를 지난해(34만6236대)에 비해 6.9% 상향조정한 37만대로 잡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특히 고수익 차종의 판매비중을 98년 25%에서 지난해 42%로 늘린 데 이어 올해에는 63%로 끌어올릴 계획.

기아차는 작년에 미국에서 22만3721대를 판 데 이어 올해 이보다 11.7% 늘어난 25만대 이상을 팔아 최고 실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대우차는 지난해 판매대수가 4만8296대로 전년 대비 29.4% 줄었으나 곧 GM에 인수되고 레조, 매그너스 등이 추가 투입되면 최소한 7만대 이상 팔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트로이트〓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주요 車업체의 미국시장 판매현황
회사명2001년
판매량
전년대비
증감률
GM(미국)482만 5105대-1%
포드(미국)378만 4911대-6%
다임러크라이슬러(미국)227만 3028대-10%
도요타자동차(일본)174만 1254대8%
혼다(일본)120만 7639대4%
현대자동차(한국)34만 6236대42%
자료:자동차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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