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SK는 2∼3월 주총을 전후해 임원 인사를 실시키로 하고 현재 개인별, 부문별 마지막 평가에 들어갔다. 이달 초 회장단 승진인사를 단행한 현대차그룹도 가급적 이달 안에 후속 인사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재계는 올해 대기업 임원인사의 주요 특징이 △경영실적에 따른 계열사별 승진 차등화 △경영진 재신임을 통한 안정성 유지 △중국시장 및 연구개발(R&D) 분야 중시 등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계열사 주요 경영진을 대폭 바꿀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던 삼성이 교체폭을 최소한의 선에서 그친 것은 올해 대기업 임원인사가 ‘변화’보다는 ‘안정’쪽에 무게가 실릴 것을 예고한다는 분석이다.
주요 그룹 임원인사 특징 | |
삼성 | -경영실적에 따라 계열사별 승진폭 차등화-사장단 대거 유임으로 안정기조 유지 |
LG | -임원승진 축소, 사장단 교체 최소화-중국 R&D 마케팅 분야 중용 |
SK | -개인별 성과평가 엄격히 적용-임원 승진자 줄이되 중국관련 인재 발탁 |
현대차 | -CEO 승진러시, 후계체제 가속화-임원급도 승진 잔치 예상 |
▽승진폭 줄이고 조직안정 역점〓삼성의 임원인사 결과는 다른 그룹에 ‘참고서’ 역할을 톡톡히 할 전망. 삼성은 △임원 승진규모를 전체적으로 줄이는 대신 △경영성과가 좋은 계열사만 승진자 수를 늘려줬고 △사장단은 기존체제 고수를 원칙으로 삼았다.
최고경영자와 임원 인사를 3월 중 한꺼번에 실시할 예정인 LG도 사장단 진용은 가급적 흔들지 않겠다는 방침.
LG 측은 “지난해 어려운 여건에서도 재작년과 비슷한 3조원 이상의 경상이익을 낸 점이 충분히 고려될 것”이라며 “다만 임원 승진자 수는 작년(130명)보다 다소 줄어들 것 같다”고 밝혔다. 그룹 내에서 경영실적이 좋은 전자 카드 등의 고참부장들은 승진 기대에 부풀어있다.
SK는 최고경영자(CEO)급은 현 진용을 유지하되 상대적으로 젊은 임원을 대거 발탁해 분위기 쇄신 효과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승진인사 규모는 100명 안팎으로 역시 작년(120명)보다 줄어들 전망.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현대기아차는 승진잔치가 예상되지만 최근 노사마찰을 겪은 뒤 수뇌부의 기류가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바뀌는 점이 변수. 이에 따라 임원인사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 마케팅과 R&D 중시〓삼성은 중국지역에서 12명, R&D 분야에서 53명의 임원을 승진시켜 중국과 R&D 분야를 우대했다.
LG는 구본무(具本茂) 회장이 신년사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중국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중국진출이 활발한 전자와 화학을 중심으로 중국관련 인재가 대거 발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도 중국본사 설립 과정에서 임원 수요가 늘게 돼 중국관련 인력이 중용될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해 연말 임원인사를 실시한 금호그룹도 중국과 타이어부문 임원들이 대거 승진했다.
한편 현대차는 국내외 영업부문과 마케팅 부문을 우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원재기자 parkwj@donga.com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