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국내 할인점 "서비스는 세계 톱클래스"

  • 입력 2002년 1월 16일 18시 26분


월마트는 미국 1위 업체고 이마트는 한국의 토종 업체입니다. 둘 다 대형 할인점이라는 것은 잘 아실테고요.

혹시 두 군데를 비교해서 방문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생필품 위주로 싸게 파는 곳에 무슨 차이가 있겠어” 하겠지만 이마트 마그넷 등 국내 업체들과 월마트 사이에는 눈에 띄는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국내 업체들은 어른 키높이 이상으로 물건을 진열하지 않습니다. 반면 월마트는 천장까지 물건이 쌓여있지요.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물건을 진열하면 ‘권위적’이라거나 ‘위압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공간 활용을 못하더라도 ‘눈높이’로 진열하고 있습니다. 평균 1.5∼1.8m를 넘지 않는 게 원칙이죠. 미국처럼 넓은 땅에서 발달한 월마트와는 분명히 다른 접근방식인 셈입니다.

국내 업체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력은 매장의 밝기(조도·照度)나 색상 등에서도 나타납니다. 무조건 밝은 게 좋은 게 아니라 구매욕을 자극하는 밝기가 따로 있습니다. 청과물 코너는 8500럭스, 이런 식이죠. 이런 것들은 한때 영업비밀로 분류되기도 했습니다.

국내 할인점들의 이같은 고객 서비스는 요즘 다른 나라 유통업체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일본 미국 싱가포르의 슈퍼마켓이나 양판점, 할인점들이 국내 할인점의 서비스를 배우기 위해 사절단을 보낸다고 합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한국 업체들이 일본이나 미국에 견학가곤 했는데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 업체들이 월마트나 까르푸처럼 세계적인 할인점으로 커가기를 기대해봅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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