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부실채권을 많이 줄이고 국내 경기가 침체기를 벗어나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제적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국민은행의 신용등급을 BB+(투자부적격)에서 BBB-(투자적격)으로 올렸다. 이로써 국내 최대 은행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투자부적격 등급에 머물렀던 오명을 벗게 됐다.
S&P는 국민 주택은행 합병 이후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 (Economy of Scale)를 실현해 향후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한국내 시장점유율이 예금 32%, 주택자금대출 62%로 매우 높지만 재벌에 대한 여신은 상대적으로 적은 점을 인정받았다.
S&P는 외환은행의 신용등급도 B+에서 BB-로 한단계 올렸다. 4년간 적자를 내다가 작년에 2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냈다는 점이 주요 원인이었다.
S&P는 이밖에 신한(현재 BBB-) 조흥(BB) 제일(BB+) 등 3개 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Stable(안정적)에서 Positive(긍정적)로 올렸다. 이는 3개월 이내에 변동사항이 없는 한 등급자체를 올리겠다는 의미다.
S&P는 이러한 한국은행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대해 공통적으로 2001년 9월말 13.2%였던 요주의 이하 여신비율이 12월말 10.1%로 낮아졌고 대신 가계대출이 급증했다는 점을 꼽았다. 또 2000년말부터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었으나 2001년부터 산업생산과 소비 등의 분야에서 경기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S&P는 이밖에 은행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지고 지배구조가 개선됐으며 기업 및 가계대출분야에서 정교한 위험관리기법이 도입됐다고 덧붙였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