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주부 권형민씨 '벤츠M클래스' 시승기

  • 입력 2002년 1월 17일 15시 40분


“차가운 공기가 머리에 닿는 촉감이 좋네요.”

‘파노라마 썬루프’라 불리는 장치 덕분이다. 운전석부터 뒷좌석까지 천장이 열려 ‘컨버터블(convertible)’과 진배없는 상태가 된다. 집이 자연 속에 있는 전원주택이라 출발한 지 얼마되지 않아 들냄새와 흙냄새가 차 안으로 시원하게 스며든다. 맞벌이 주부 권형민씨(39·웨딩드레스 디자이너·사진)가 두 아들 허성혁(14), 준환군(9)과 RV종인 2001년형 ‘벤츠 M클래스’ 시승을 했다.

벤츠M클래스는 영화 ‘아메리칸 뷰티’에서 주인공 부부가 딸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출근할 때 사용했던 차. 미국 중산층의 삶을 해부했던 영화에서 그들의 소비패턴을 설명하는 아이콘으로 쓰일만큼 인기있고 대중적인 차종이다.

권씨는 분당신도시 끝자락에 있는 동원동 집에서 나와 직장인 서울 청담동을 거쳐 양재동의 물류유통센터인 코스트코에서 쇼핑을 하고 아이들을 분당에 있는 보습학원으로 데려다 주는 코스를 택했다.

‘퍼스트카’로서의 편의성이 우선 권씨의 마음에 들었다. 추위에 빙판길이 된 이후 제대로 녹지 않았던 진입로를 지나야 했지만 4륜구동으로 미끄러짐이나 요동없이 통과했다. 한번 시내로 나오면 구입하게 되는 생필품이나 찬거리의 부피가 커지는데, 코스트코에서 구입한 큰 비닐백 5봉지 분량의 짐도 뒷트렁크에 넉넉히 소화할 수있어 좋았다. 아이들이 책가방을 옆자리에 놓고 이동시간 도중 비스듬히 누워 선잠을 자기에도 수월했다.

권씨부부에게는 차의 트렁크 공간이 커야할 이유가 많다. 권씨는 정원가꾸기가 취미라서 평소에도 화분을 많이 사온다. 부부동반으로 골프모임을 떠나는 경우에는 골프채가방 3,4개쯤은 실어야 한다. 권씨부부는 그런 이유로 현재도 포드의 RV인 ‘익스플로러’를 타고 있다. ‘세컨드카’격인 EF소나타는 짐이 많지 않거나 혼자 다닐 때 주로 사용한다.

“스타트가 좋네요. 순발력이 없으면 시내주행에서 자꾸 신호등에 걸리게 되잖아요.” 이 차는 시속 100km 도달 속도가 9.5초에 불과하다. 권씨는 “대신 가속기나 브레이크가 매우 민감해 적응되기 전까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고 코멘트를 보탰다.

권씨는 순간가속이 잘 된다는 점을 들어 벤츠 M 클래스가 ‘도시적인 차’라고 표현했다. ‘신속한 끼어들기’가 가능한데다 차의 덩치가 커 남성운전자들의 눈치를 덜 살펴도 된다는 것. 권씨는 또 청담동의 웨딩숍에 이르는 동안 골목길에 이어지는 ‘요철’ 공사구간을 지날 때도 별다른 진동없이 지날 수 있었던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시속 100km가 넘어가도 차체의 흔들림이 적어 수서 고속화도로나 올림픽도로를 이용할 때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권씨는 전체적으로 험한 비포장도로(off-road) 보다는 포장도로에서 사용할 때 더 편안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여성운전자의 경우 중간길이의 스커트 차림으로 이 차를 몰아도 괜찮겠어요.” 시야는 세단보다 높지만 다른 RV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체가 낮아 승차시 디딤발의 폭을 낮게 해도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뒷좌석은 3인 탑승기준이지만 트렁크에 의자 2개를 더 놓을 수있어 사실상 7인승이다. 현재 기르고 있는 강아지 ‘산이’(골든리트리버)와 ‘들이’(도베르만)의 덩치가 더 커져도 뒷좌석이라면 아이들과 함께 타도 안심일 듯 싶다. 권씨는 벤츠M클래스의 외관을 가리키며 “포멀한 정장차림으로 교회를 가거나 사교모임에 갈 때 더 중후한 멋을 발휘할 것 같다”고 말했다.

▼모터쇼에서 선보인 미래의 RV▼

2001년 미국의 디트로이트와 독인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미래의 RV'로 선보인 컨셉트카들. 복고적인 지프나 RV의 느낌을 잘 살렸지만 역시 '고급세단으로서의 변신'을 염두에 두었다. 외관상으로는 이질적인 소재의 배합이 두드러지는데, 플라스틱 알루미늄,반투명 플라스틱 등 과거의 자동차에는 쓰이지 않던 소재들을 과감히 적용해 한결 스포티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추구하고 있다. 옆모습은 스포츠카를 연상시킬 정도로 유연하게 가공된 유연성 바디라인을 도입한 것이 많다.

▽ 크라이슬러의 다지(Dogde)=세단의 느낌을 강조해 한결 다이나믹해 보인다.

▽ 이스즈의 젠(Z.E.N)=모서리에 곡선미를 살려 기존 RV의 투박한 이미지를 벗어났다.

▽ 르노의 콜레오스(Coleos)=컴퓨터의 마우스처럼 귀엽고 여성적인 느낌을 살렸다.

▽ 오펠의 프로젝트카=벤(VAN)의 특성을 가미해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 닛산의 컨셉트 트럭=미국시장을 겨냥해 안정된 승차감과 넓은 트렁크 공간을 앞세웠다.

▽ 세아트의 살사(Salsa)='RV' 이름을 달고 있지만 외관상으로는 스포츠카와 거의 흡사하다.

정리=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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