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벤처기업인이 연루된 각종 ‘게이트’와 관련해 국내 대표적 벤처기업인들이 입을 열었다. 벤처기업협회 등 벤처관련 7개 단체 회장과 회원 50여명은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착잡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변 회장은 “한국 사회에서 도전의식과 열정으로 뭉친 진정한 ‘기업가’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벤처붐이 일기 시작한 최근 몇 년 사이”라며 “최근 불거진 문제로 이같은 기업가 정신마저 오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흥순(張興淳) 터보테크 사장 겸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신경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벤처산업으로 인재와 돈, 정책이 모이는 과정에서 한두 사람 비리기업인이 나올 수 있다”며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성실히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데 이바지하는 벤처인이 훨씬 많기 때문에 그림자보다는 빛을 봐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장 회장은 “압축 성장하는 과정에서 벤처기업인이 위험관리 능력이나 윤리 등을 종합적으로 배우지 못한 측면도 있다”며 “이번 게이트를 통해 국민의 지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시스템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안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현(金聖顯) 한국IT중소벤처기업협회 회장은 “사실 벤처기업 경영진이야 늘 어려운 일을 겪어왔기 때문에 개의치 않지만 문제는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질까 걱정”이라면서 “앞으로 우수한 인력이 들어오지 않으면 곤란하다”고 털어놓았다.
벤처기업인들은 이날 ‘벤처기업 관련 사건을 바라보는 벤처기업인의 입장’을 발표하고 25일 ‘벤처기업인 윤리강령’을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또 법조계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가 참가하는 윤리위원회(가칭)를 만들어 비리 벤처기업은 코스닥시장에서 퇴출시키는 등의 시스템을 만드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영남(李英南)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이경수(李璟秀) 대덕밸리벤처연합회 회장, 한문희(韓文喜) 한국바이오벤처협회 회장, 윤형식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이사 등이 참석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