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수주 100억달러 돌파

  • 입력 2002년 1월 18일 18시 19분


해외 플랜트가 새로운 수출 효자 품목으로 떠올랐다.

산업자원부는 18일 지난해 해외 플랜트 수주가 101억4000만달러(약 13조원)로, 사상 처음 10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2000년의 84억달러 수주에 비해 20.7% 증가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앙골라의 해양설비 등 29억8000만달러어치를 수주해 가장 많았고, 두산중공업이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의 발전설비 등 18억1000만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이어 삼성엔지니어링 대우조선 LG건설 등의 순이었다.

해외 플랜트 수주는 1996년 해외건설의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에서 5년만인 지난해에는 해외건설 수주의 배로 늘어났다. 플랜트는 설계와 시공은 물론, 엔지니어링 기자재 금융 보험 마케팅 능력이 복합적으로 필요한 분야로 토목 위주의 건설공사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다.

▽플랜트, 제2의 중동붐?〓지난해에는 고유가의 덕을 본 중동 국가들의 발전 및 담수설비, 석유화학설비 등 대형 발주가 많았다.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의 산유국과 태국 베트남도 주요시장으로 등장했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일괄적으로 맡는 턴키(Turn-key) 수주가 늘어나 1억달러 이상의 대형 플랜트가 24건으로 전체 수주액의 74.1%를 차지했다.

현대중공업의 이춘호 이사는 “과거에는 선진국 기업이 수주한 것을 재하청받았으나 지금은 한국의 기술 및 관리력이 발달해 직접 수주하기 때문에 대규모 프로젝트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기업과 정부의 공동 작업〓대형 플랜트를 따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개발계획 등에 대한 정보와 자금을 끌어오는 파이낸싱 능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정부와 업계의 긴밀한 공동 작업이 필요하다.

산자부는 올해에는 120억달러 수주를 목표로 업계와 공동으로 플랜트 수주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개발도상국에 개발 아이디어를 주고 수주하는 패키지프로젝트를 개발하며, 중장기 수출보험은 2조원에서 3조원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그러나 플랜트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아주 높은 석유화학설비 등의 분야에서는 아직 기술력이 모자라고, 플랜트 원가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기자재의 국산화율이 낮은 것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