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출신 주류업계 요직 독점

  • 입력 2002년 1월 18일 18시 19분


국세청 출신 퇴직 관료들이 ‘낙하산 인사’를 통해 각종 주류 관련 단체나 기업의 고위 임원으로 포진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류관련 단체 및 업계의 국세청 출신 주요 인사
협회또는업체직책 및 이름전직
대한주류
공업협회
회장 성희웅국세청 간세국장
전무 김상수세무서장
한국
음주문화
연구센터
이사장 성희웅국세청 간세국장
전무 오세복세무서장
사무총장 유수일세무서장
감사 고영헌세무서장
대한
주정판매㈜
사장 최승용광주지방국세청
국장
전무 민병휘대전지방국세청
국장
한국알코올㈜회장 지창수국세청 차장
서안주정㈜사장 김정부중부지방국세청장
부사장 조정현세무서장
감사 김용남세무서장
삼화왕관㈜부회장 이한재국세청 납세지원
국장
부사장 황승정세무서장
세왕금속㈜사장 박석환중부지방국세청장

국세청의 ‘주류업계 인사 장악’은 오래전부터 행해져 왔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그동안 정확한 실태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18일 본보가 주류 관련 단체와 기업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국세청 출신 인사들은 대한주류공업협회 등 주류 관련 단체는 물론, 소주 등의 원료인 주정(酒精)제조업체, 주정판매업체, 병 뚜껑 제조업체 등 관련 기업 곳곳의 임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주류제조업체 단체인 대한주류공업협회 성희웅 회장은 국세청 간세국장 출신이며 김상수 전무는 전직 세무서장이다.

주류공업협회가 국민 보건을 위한 연구를 위해 회원업체들로부터 거액을 걷어 1997년 설립한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의 경우 성희웅 회장이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고 전무 사무총장 감사 등 고위직 임원이 모두 세무서장 출신이다.

주정제조업체인 한국알코올㈜ 지창수 회장과 서안주정㈜ 김정부 사장, 주정판매 독점권을 갖고 있는 대한주정판매㈜ 최승용 사장도 국세청 퇴직 관료다.

삼화왕관과 세왕금속 등 병 뚜껑 제조업체의 임원 상당수도 국세청 출신이다. 제조업체들이 매입하는 병 뚜껑은 술 생산량, 판매량을 나타내므로 주세 징수를 위한 기본 통계로 활용된다.

국세청은 또 최근 본보의 ‘국세청의 회장선거 개입 의혹’ 보도 이후 주류도매업중앙회 회장이 물러난 뒤 여전히 중앙회 사무국을 통해 회장단 선출 과정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제조업체의 한 임원은 “주류 관련 업체들은 항상 국세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국세청 인사를 영입하면 국세청과의 관계가 그만큼 편해지기 때문에 이런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류산업 전문가들은 “국세청 인사들이 주류업계나 단체 고위 임원으로 갈 경우 주류업체들은 직 간접적으로 국세청의 정책이 자신들에게 유리해지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류산업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국세청의 낙하산 인사 관행을 없애거나 대폭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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