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동안 ‘정경분리’ 원칙 등을 들어 금강산 관광 지원을 강력히 부정해왔던 정부가 방침을 선회한 데 대해 여론의 비판이 예상되는 데다 한나라당과 자민련도 이에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빚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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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육로관광루트 제안 |
통일부 고위관계자는 21일 “현대아산의 자금사정이 한계에 이르렀고 평화사업인 금강산 관광은 끊이지 않고 지속돼야 한다는 판단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국관광공사에 대출해 준 900억원 가운데 아직 현대아산에 지급하지 않은 450억원 중 일부를 지원하거나 이와 별도로 현대아산에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순영(洪淳瑛) 통일부장관은 이날 한나라당 당사로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방문해 금강산 관광사업 지원의 불가피성을 설명했으나 이 총재는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했다.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국민을 우롱하는 조삼모사(朝三暮四)식 대북정책의 전형”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편 북한은 최근 방북했던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에게 4월29일부터 2개월 동안 평양에서 열리는 ‘아리랑 축전’을 금강산 관광객들이 육로를 통해 참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제안했다고 현대아산 측이 밝혔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한 관계자가 아리랑 축전에 남측 관광단이 많이 참가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며 “육로로 이동할 경우 금강산∼원산∼평양을 잇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당국자도 “북측이 금강산 관광객의 원산∼평양을 잇는 육로 연계관광에 대해 구체적인 제안을 해오면 일이 되는 방향으로 긍정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제안이 실현될 경우 남한의 일반 관광객에게 북한 내륙의 육로가 처음으로 개방된다. 금강산∼원산∼평양 간은 버스로 이동할 경우 5∼6시간 소요된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