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주문이 밀려들면서 7500명 전 직원이 휴일까지 반납하고 3조 2교대로 생산에 매달려 있다. 수요증가에 힘입어 작년 한달 평균 90만대이던 생산량도 1월에는 11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부산공장장 이정화(李井和) 전무는 “PC와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점차 살아나면서 업체들로부터 주문이 밀려들어 라인을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가전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전자업종의 현장경기가 회복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가전부문은 작년 11월부터 내수와 수출 모두 뚜렷이 살아나고 있고 PC 수요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디스플레이 부품업체와 반도체 업체들도 휴일 없이 공장을 돌리고 있다.
▽디지털 가전·디스플레이, 회복 조짐 뚜렷〓구미공단의 LG전자 디지털TV 공장은 수출주문이 밀려들자 특근 형태의 평일 연장 근무를 하고 있다. LG전자 구미 디지털 영상사업부 류벽하 수석부장은 “지난해 하루 평균 생산량은 1만7000대였지만 올 들어 휴일근무로 생산량이 2만대로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가전제품 수출 규모는 5억6000만달러에 그쳤지만 같은 해 12월에는 7억6000만달러로 늘었다. 내수의 경우 특소세 인하에다 디지털제품, 서구형 가전제품인 빌트인(붙박이) 가전시장이 늘면서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DVD 플레이어 ‘콤보’의 1월 생산량은 지난해 1월보다 850%나 늘었고 판매량은 2만대로 지난해 1월의 10배 수준이다.
하반기에 PC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디스플레이 부품업계도 분주해졌다. 지난해 80%까지 떨어졌던 공장 가동률은 올 들어 100%에 이르고 있다.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범용액정표시장치(STN-LCD)도 중국에서 CDMA서비스가 시작되고 유럽시장에서 2.5세대 휴대전화가 등장함에 따라 수출물량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반도체 일부제품은 품귀 현상까지〓반도체 생산라인도 풀 가동체제로 들어섰다. 재고가 바닥난 PC업체들이 서로 D램 확보에 나서면서 현물시장에서는 가수요까지 생기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DDR(Double Data rate)램 등은 품귀현상을 빚고 있어 공급업체들이 ‘가격은 걱정말고 물건만 제때 공급해 달라’고 요구해올 정도”라며 “생산라인을 풀 가동해도 주문을 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