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全哲煥)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2002년 통화정책방향을 밝히면서 이처럼 올해 목표치를 제시했다. 전 총재는 1998년 취임한 뒤 올해로 4년째 ‘목표설정-자체 평가’ 내용을 밝혀왔다.
그러나 전 총재는 28일 “1년 단위로 물가목표를 잡았더니 통화정책이 너무 경직된다는 지적에 따라 정책을 다시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3년 뒤까지 연평균 3%꼴로 물가가 오르도록 하겠다”는 식으로 목표치가 매년 나오게 된다.
전 총재의 재검토 발언은 ‘대내외 여건의 급격한 변화가 없는 한’이란 단서를 달았지만 미국경기 침체, 9·11테러 발생 등 갑작스러운 변수가 등장하면 한국은행이 ‘1년짜리 단기목표’에 얽매여 경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책기획국 양정균(梁正均) 부국장은 “통상 통화정책이 현실에 반영되는데 ‘6개월∼1년반’ 걸린다는 것이 정설인 만큼 ‘1년 목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양 부국장은 “98년 제도를 도입할 당시 ‘3년뒤 연평균 몇%’라는 먼 훗날 확인될 수치를 제시하면 신뢰받기 어려워 한시적으로 매년 발표하는 목표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한은에 따르면 미국 일본 중국 등의 중앙은행은 아예 ‘연간 물가상승 목표가 몇 %’라는 것도 밝히지 않고 있다. 신호순 조사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가운데서도 일부 국가만 3∼5년짜리 중기(中期)목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