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두 가지만 살펴보자.
해마다 반복되는 자동차의 ‘어물쩍 가격인상’이 그 중 하나.
크게 달라진 것 없이 △뉴 △신형 △2002년형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올린 차 가격이 물가 상승률을 훨씬 넘어선다고 소비자들은 지적한다.
자동차 업체들은 물가상승과 이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 원가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신형 모델을 통한 가격인상이 관행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자신들에게 원가 상승의 짐을 고스란히 떠넘기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 고객들은 한번 스치고 지나가는 ‘뜨내기 손님’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평균 30세에 ‘마이카’를 사면 최소 60세까지는 줄곧 고객으로 여러 자동차업체들의 제품을 고르는 ‘유권자’요, ‘심판자’인 셈이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자동차업체들은 선택권자들에게 가격인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금껏 업체들이 이 같은 정보제공에 다소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또 다른 관행은 이른바 ‘밀어내기 판매’다.
판 것으로 돼 있으면서 등록은 안된, ‘공중에 뜬 차량’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외환위기 이후 사라졌던 밀어내기 관행이 어느 틈엔가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는 것.
차량 구매시 임시번호판을 단 차량을 넘겨받아 10일 이내에 구청에 등록해야 하는 시차를 감안하더라도 수백대에서 많게는 수천대의 차량이 등록되지 않은 채 떠 있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
사실은 이런 관행들은 비단 자동차업계 뿐만 아니라 국내 전 산업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오래된 관행은 우리 경제의 체질에 득(得)보다는 실(失)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우리 자동차업계에 가장 필요한 덕목은 혹시 ‘과유불급(過猶不及·지나치면 모자란 것보다 못하다)’이 아닐까.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