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 순환출자로 그룹전체 지배…공정위 지분조사

  • 입력 2002년 1월 28일 18시 49분


주요 대기업 총수와 친족들이 극히 적은 지분을 가지고도 그룹 전체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4월 2일을 기준으로 30대 대규모기업집단(재벌) 전 계열사의 동일인(총수)과 친족, 특수관계인 등의 내부 지분을 조사한 결과 28일 이같이 밝혔다.

주요 그룹별 계열사 내부 지분보유 현황
(단위:%, 2001년 4월 2일 기준)
그룹계열사수소유 지분(자본금 중 지분 비율)
총수(지분보유 회사수)특수관계인(친족+임원+비영리법인)소속회사자기주식총수+특수관계인+소속회사+자기주식
삼성640.46(8개)1.5737.243.2542.53
SK542.21(12개)0.7154.092.3559.27
LG430.48(9개)4.0136.026.3146.82
현대262.14(12개)0.0735.777.0545.04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이 자료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경우 64개 삼성 계열사 가운데 총수의 지분이 1주라도 있는 회사는 삼성전자(1.73%) 삼성생명(4.83%) 삼성에버랜드(3.72%) 등 8개에 불과했으며 친족 지분까지 확대해도 18개사에 그쳤다. 총수와 친족의 지분을 합친 비율이 높은 회사는 삼성생명(9.51%) 삼성에버랜드(54.39%) 삼성SDS(12.97%) 등이었다.

LG그룹은 43개 계열사 중 총수 지분이 있는 기업은 9개, 총수 및 친족의 지분이 있는 기업은 17개였다. 총수 및 친족 지분이 높은 계열사는 LG석유화학(45.25%) LG캐피탈(35.89%) 등이었다.

SK그룹은 54개 계열사 중 총수 지분이 있는 기업이 12개사였으며 이 중 비상장기업인 SK C&C(49%)의 총수 개인 지분이 다른 계열사보다 크게 높았다.

또 총수들이 보유한 지분이 전체 자본금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삼성 0.46%, LG 0.48%, SK 2.21%, 현대 2.14% 등 매우 낮았다. 4대 그룹의 친족 임원 비영리법인 등 ‘특수관계인’이 갖고 있는 지분도 0.07∼4.01% 수준이었다.

오성환(吳晟煥) 공정위 독점국장은 “한국의 재벌들이 총수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해도 5%가 되지 않는 지분을 갖고 있으면서 순환출자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관행이 일반화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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