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가격이 떨어졌다는 보도가 나올 때마다 소비자들로부터 터져 나오는 불만이다.
그렇지만 정유사들도 갑갑하기는 마찬가지.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주유소들이 내리라고 해서 내리고, 올리라고 해서 올립니까. 심지어는 직영주유소도 자기들 사정에 맞게 가격을 받겠다고 버팁니다.”
도대체 기름값이 어떻게 정해지기에 판매자와 소비자가 서로 답답해하는 것일까.
우선 국내 석유제품의 공장도가격은 기본적으로 매월 국제가격 변동과 환율에 의해 결정된다. 여기에 기름종류에 따라 세금과 유통마진이 붙는다.
휘발유의 경우 공장도 가격은 대충 △세금 68∼70% △원유 도입비 22∼24% △유통마진 6% △정제비용 2%로 이뤄진다.
휘발유 공장도가격이 ℓ당 1000원이라면 세금이 700원 정도이고 원유가격 비중은 많아야 240원밖에 안 된다는 설명이다. 국제 원유가격이 10% 오르거나 내리면 세금이나 다른 요인에 변화가 없을 경우 24원 인상 또는 인하 요인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지만 정유사 입장에서는 가격변동 ‘비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익 ‘금액’이 중요하기 때문에 변동 비율대로 가격을 정하지 않고 적정수익에 맞춰 결정한다.
이보다 소비자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최종 소비자가격. 이 금액은 주유소 주인이 알아서 결정한다. 한때는 정부고시가격이라고 해서 정부가 일일이 정해주었지만 1997년 1월 가격자유화이후 휘발유가격은 전적으로 시장상황에 맡겨져 있는 상태.
공장도가격이 같더라도 전국 시도별 휘발유 소비자가격(1월 셋째주 기준)은 서울이 1258원으로 가장 높고 전북이 1207원으로 가장 낮은 것은 휘발유가격이 전적으로 시장경쟁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이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