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 ‘솎아내기’ 가속화 할듯…메디슨 부도여파

  • 입력 2002년 1월 30일 17시 26분


‘벤처 1세대’로 불리던 메디슨의 부도가 벤처기업이 모여있는 코스닥시장에는 어떤 충격을 줄까.

코스닥지수는 메디슨의 부도 소식이 알려진 29일에 이어 30일에도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는 메디슨의 부도 영향도 있지만 단기적으로 크게 오른데 따른 조정 심리와 미국 시장의 하락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수석연구원은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량 기업과 부실 기업의 차별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무분별한 확장에 따른 자금 사정 악화가 메디슨 부도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만큼 사업다각화라는 명분으로 그동안 본업이 아닌 부문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해온 코스닥 기업들에 의심의 눈길이 쏠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손범규수석연구원은 “수익모델이 검증되지 않고 성장가능성만으로 주목을 받아왔던 기업들은 이미 시장에서 도태되고 있다”면서 “이번 사태가 그런 기업을 솎아내는 작업에 속도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연구원은 코스닥의 정보기술(IT) 업체들 가운데서도 장비 등 하드웨어를 만드는 업체들에 비해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들의 주가가 줄곧 약세를 보여온 사실을 일례로 들었다.

특히 최근 외국인이 코스닥에서도 실적이 좋은 기업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추세이므로 실적을 기준으로 한 종목별 주가 차별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태는 오히려 코스닥에 ‘보약’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정윤제연구원은 “코스닥의 질적 성장을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할 성장통(成長痛)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코스닥 투자자들의 투자 태도도 바뀌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손연구원은 “앞으로 코스닥도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는 때가 오면 ‘대박’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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