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원들 "부~자 됐어요"

  • 입력 2002년 1월 31일 17시 33분


삼성전자에 ‘스톡옵션 부자(富者)’가 늘고 있다.

반도체 경기가 기지개를 켜는 데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株價)가 치솟으면서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평가차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장급 이상의 일부 고위 임원은 2000년과 2001년에 받은 스톡옵션의 평가차익이 무려 100억원을 넘어섰다. 물론 아직 주머니에 들어온 돈은 아니다.

스톡옵션이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미리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 경영자와 회사 임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다.

▽스톡옵션으로 100억원대 돈방석〓핵심간부 A씨는 2000년과 2001년에 각각 스톡옵션으로 10만주씩 모두 20만주를 받았다.

주가가 높았던 2000년에 받은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27만2700원으로 차익을 별로 내지 못했다. 하지만 주가가 떨어진 지난해 받은 스톡옵션은 행사가격이 19만7100원이었다. 30일 삼성전자 주가는 30만3000원.

2000년에 받은 스톡옵션에서 주당 3만3000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고 작년에 받은 스톡옵션의 주당 평가차익은 10만5900원이나 된다. 그가 받은 스톡옵션을 지금 주식시장에서 판다고 하면 136억2000만원을 벌 수 있다. 물론 이 주식을 당장 팔지는 못한다. 스톡옵션을 받은 날로부터 3년이 지나야 주식을 처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원과 구조조정본부 임원 수혜폭도 커〓삼성전자 임원 중 스톡옵션으로 돈을 벌 사람은 A씨 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 사장들의 스톡옵션 평가차익도 막대하다.

디바이스솔루션 이윤우 대표사장과 디지털미디어 진대제 사장이 각각 95억3400만원의 평가차익을 내고 있다.

2000년과 2001년에 각각 5만주씩 스톡옵션을 받은 이기태 텔레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총괄사장, 최도석 경영지원 총괄사장, 황창규 메모리 사업부장, 임형규 시스템LSI 사업부장, 이상완 AMLCD 사업부장 등도 한 사람당 68억1000만원가량의 평가차익을 내고 있다.

또 다른 핵심간부 B씨는 A씨와 똑같이 스톡옵션을 10만주 받아 평가차익이 136억2000만원이 된다. 구조조정본부에서 일하고 있는 재무담당 김인주 부사장도 31억7700만원의 평가차익이 났다.

삼성전자 부회장과 사장 부사장 등 29명의 임원이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되는 평가차익 총액은 현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무려 1345억원. 부사장급 이상 임원으로 한 사람당 평균 46억원씩 평가차익을 내고 있는 셈. 2000년과 2001년에 스톡옵션을 받은 636명의 부장급 이상 간부가 얻은 평가차익 4000억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몫이다.

▽올해는 과장급도 받을지 관심사〓삼성전자가 스톡옵션을 주기 시작한 것은 2000년 2월 주총 때부터. 회사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76명의 임원에게 150만주를 나눠줬다. 또 작년 2월에는 임원에다 일부 부장을 포함해 560명의 임직원에게 309만9500주의 스톡옵션을 배분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총에서 과장급 직원에게도 스톡옵션을 줄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이익규모가 2000년의 절반수준인 3조원에 머물러 스톡옵션을 작년처럼 많이 주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삼성전자 사장이상 임원들의 스톡옵션 평가차익
직위이름주식수평가차익(억원)
대표이사 부회장 윤종용20만주136.2
구조조정본부장
(사장)
이학수20만주136.2
대표이사 사장이윤우14만주 95.3
대표이사 사장진대제14만주 95.3
사장이기태10만주 68.1
사장 최도석10만주 68.1
사장황창규10만주 68.1
사장 임형규10만주 68.1
사장이상완10만주 68.1
사장이상현 8만주 54.5
사장한용외 8만주 54.5
※평가차익은 삼성전자 1월 30일 주가인 30만3000원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실현이익이 아님. 주식수는 2000년 주총과 2001년 주총때 받은 스톡옵션을 합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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