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인피니온 손잡나

  • 입력 2002년 1월 31일 18시 10분


하이닉스반도체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협상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독일의 인피니온과 제휴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구조조정특위 고위 관계자는 “일본을 방문 중인 울리히 슈마허 인피니온 사장이 1일 한국을 방문해 박종섭(朴宗燮) 하이닉스 사장과 채권은행장 등 하이닉스 구조조정특별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나 제휴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1일 열릴 예정이었던 하이닉스 구조조정특위도 무기한 연기됐다. 연기 사유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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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마이크론 협상은 다소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간 매매대금 제시액 차도 당초 17억달러에서 4억달러 수준까지 좁혀졌으며 이르면 이번 주말에는 협상타결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인피니온과의 제휴설 실체〓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슈마허 사장의 말을 인용해 “인피니온이 하이닉스와 D램 사업부문 제휴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31일 보도했다.

슈마허 사장은 “여러 가지 제휴 모델이 논의되고 있으며 주로 제품개발과 생산부문의 협력에 제휴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밝혔다는 것.

인피니온은 이미 지난달 25일과 26일 3, 4명의 실사단이 하이닉스를 방문해 제휴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특위 관계자는 “인피니온과도 제휴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지금은 마이크론과의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인피니온과의 제휴설은 하이닉스가 마이크론과의 협상 결렬에 대비한 안(案)으로, 현 시점에서는 마이크론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마이크론과의 협상은 어떻게 되고 있나〓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인수가격을 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마이크론이 제시 가격을 31억달러에서 36억달러까지 올렸고 채권단도 요구액을 47억달러에서 40억달러까지 대폭 낮췄지만 아직 4억달러의 차가 난다.

단시일 안에 좁혀질 수 있는 금액차는 아니지만 협상타결을 비관할 정도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31일로 예정됐던 특위가 연기된 것도 협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마이크론이 아직 채권단의 요구액에 대해 공식 답신을 보내오지 않은 상태에서 회의를 갖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마이크론이 채권단의 요구액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1일(미국시간) 마이크론의 스티브 애플턴 회장이 주재하는 애널리스트 회의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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