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회장은 이날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요조찬대화’에 참석해 “요즘 기업 치고 ‘이것 좀 봐달라’며 자금을 주는 곳은 없고 다만 ‘우리를 나쁘게만 하지 말아달라’는 뜻으로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과거보다 나아진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는 정당한 요구에만 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의 국민정서 속에서는 정치자금을 합리적으로 지원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다만 자유민주주의 창달에 관한 정치적 비전을 갖춘 분이라면 재계가 공동으로 정당하게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올해 대선에서는 각 후보가 과연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비전과 실천력을 갖고 있는지를 주의 깊게 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정치와 기업인의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는 정치·관료 엘리트와 기업 엘리트간에 파워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무슨 문제가 생기면 꼭 ‘희생양’을 만들려고 하고 정권만 바뀌면 기업인들이 곤욕을 치른다”고 꼬집기도 했다.
재계의 대표적 전문경영인으로 꼽히는 그의 이날 발언은 올해 양대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