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창업자 이희건씨에 70억엔 대출 31억엔 떼여

  • 입력 2002년 2월 14일 00시 16분


신한은행이 창업자인 재일교포 이희건(李熙健) 명예회장이 경영하는 회사에 70억엔(약 700억원)을 빌려줬다가 31억7000만엔(약 317억원)을 떼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3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1996년 2월 이 명예회장이 사장으로 있던 일본 코마개발은 이 명예회장이 연대보증을 서는 조건으로 신한은행으로부터 70억엔을 빌렸다.

당시 신한은행이 잡았던 담보는 코마개발 소유의 골프장으로 감정가격은 90억엔. 그러나 일본 경제가 악화되면서 코마개발은 2000년 12월 도산했고 골프장 가치도 3분의 1 수준인 33억2000만엔으로 곤두박질쳤다.

신한은행은 회수한 5억1000만엔과 담보가치를 제외한 31억7000만엔을 2000년 결산 때 손실 처리했다. 미수금 상태인 33억2000만엔은 ‘코마를 지키는 모임’이란 재일교포 단체가 작년 말 골프장을 인수하면서 갚겠다고 약속한 상태.

특히 코마개발은 특히 역시 이 명예회장이 회장으로 재직하던 한국계 대부조합 간사이(關西)흥은에서 연 3.4%의 금리로 빌린 44억엔을 갚기 위해 신한은행에서 연 2.3%로 대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달 간사이흥은의 부정대출 혐의로 일본에서 구속됐다. 금융권 일각에선 신한은행이 창업자가 대표이사 사장인 기업에 거액을 빌려줬다는 점에서 ‘철저한 일 처리’를 앞세우는 은행답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신한은행측은 “대출금액의 120%를 담보로 잡았던 만큼 정상적인 대출”이라고 해명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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