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 Out]할인점 식품 ‘떨이’는 신선도 선전용?

  • 입력 2002년 2월 14일 17시 45분


“떨이요, 떨이.”

남는 물건을 싸게 파는 ‘떨이’는 재래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고급을 지향하는 백화점에서도, 더 이상 싸게 팔 수 없다는 대형 할인점에서도 떨이는 날마다 벌어지는 주요 행사죠.

떨이는 주로 생선에서 시작합니다. 생선은 당일 팔지 않으면 상하기 쉽기 때문이죠. 이어 청과류, 고기류, 즉석 베이커리 상품이나 테이크아웃 음식 등으로 폐점이 다가올수록 떨이 상품이나 할인 폭이 점점 많아져 문을 닫기 직전에는 절반 값에 살 수 있는 게 수두룩하답니다.

때문에 폐점 1시간여를 앞둔 백화점, 할인점의 식품 매장은 알뜰 주부들로 북적이기 일쑤죠.

그렇다고 떨이 상품들의 품질이 떨어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생선회 초밥 김밥은 제조 후 4시간, 두부는 제조 당일, 계란은 산란 뒤 2일, 우유는 3일이 지나면 떨이로 나옵니다. 사실 냉장고에 보관하면 더 먹을 수 있는 상태죠.

그런데도 떨이까지 해가면서 ‘호들갑’을 떠는 이유는 백화점이나 할인점이 이를 마케팅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가장 신선한 식품을 판다, 이런 인상을 주려는 거죠. 특히 할인점은 성패가 식품 매장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다른 업체와의 차별화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산란 날짜를 표시한 계란(신세계 이마트 이플러스 제품)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롯데 마그넷은 유통 기한을 엄격히 규정한 ‘식품 헌장’을 마련해 이를 지키지 않으면 10만원짜리 상품권을 주겠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떨이는 소비자에게는 기회인 셈이지요. 단, 싸다고 필요 이상으로 사는 건 낭비라는 거 잘 알고 계시겠죠.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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