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면서 이 같은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임원인사에서 해외전략 고문이었던 데이비드 스틸을 본사 정식임원인 상무보로 선임했다. 스틸 상무보는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50여명의 외국인 직원 가운데 처음으로 임원직에 오른 것.
현대자동차는 현재 본사에서만 4명의 외국 국적인이 일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임원급으로 분류되는 스티브 모건은 각종 해외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또 현대차 해외영업본부의 부장급인 스티븐 키슨은 해외홍보를 주로 맡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현지공장의 경우 생산직은 대부분 외국 현지 채용이었지만 최근 들어 연구기술직은 물론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경영진까지 외국인력의 활용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해외시장에서 치열한 승부를 겨루는 기업들은 점차 ‘경영의 핵심’에까지 외국인에게 문호를 열어줄 것이라는 얘기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외국인 직원을 본사 인원의 10%까지 채우겠다고 최근 공식적으로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독일 일본 중국 필리핀 우크라이나 국적의 외국인 6명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했다.
LG전자의 베리 윌모어 영국법인장은 본사 기준으로 따져 상무로 등재돼 있다. 그는 95년 한국 기업의 해외법인 가운데 첫 법인장에 오른 외국인으로 꼽힌다.
상장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로 국내 상장기업 등기이사 가운데 외국인은 총 163명으로 전체의 3%를 넘어서고 있다.
이에 따라 몇몇 국내 기업들은 인사부서 내에 해외채용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외국인을 국내기업에 소개해주는 전문 헤드헌팅 업체들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김정태 이사는 “글로벌 경제가 확산됨에 따라 외국인이 국내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맡을 때가 머지않아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