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은 이번 회의에서 마이크론 측 안(案)을 집중검토한 뒤 하이닉스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조항에 대해서는 ‘수정제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밝혀진 마이크론 측의 일부 요구가 지나친 게 아니냐는 지적 등의 영향으로 ‘채권단회의를 연 뒤 며칠 안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는 당초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특히 채권단 일각에서 “마이크론의 제안 중 일부 독소조항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무리하게 매각에 집착하기보다 독자생존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 관련기사▼ |
▽추가협상의 주요 쟁점〓마이크론 제안 가운데 채권단에서 크게 문제삼는 부분은 △만기 30년, 연리 2% 조건의 마이크론 후순위채 4억달러 인수 등 15억 달러의 신규자금 지원 △매각대금으로 지급하는 마이크론 신주가격을 최소 35달러로 정하자는 것 △매각대금으로 받을 마이크론 주식 50%를 임시 위탁계좌에 넣은 뒤 부실이 추가로 드러나면 다시 회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조항 등이다. 또 매각대금으로 받는 마이크론 주식을 1년 뒤 50%, 2년 뒤 25%, 3년 뒤 25%를 매각하도록 제한해 물량부담을 줄이자는 제안도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는 것.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만기 30년에 연 2%짜리 후순위채 인수 요청은 만기를 더 짧게 하고 금리도 시장 실세금리로 조정하면서 선순위채로 바꾼다면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매각대금으로 받을 마이크론 주식을 시장가격과 상관없이 최소한 35달러로 하자는 것은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자생존 가능성 있나〓채권단 및 하이닉스 구조조정특위의 전반적인 기류는 아직은 마이크론 측 제안의 수정을 통한 협상타결에 대한 기대가 좀더 강한 편.
구조특위 고위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제시한 조건은 추후 협상과정에서 수정될 수 있는 제안이므로 MOU상에 꼭 들어갈 조항도 아니다”며 “협상 초기이므로 우선순위는 마이크론과의 매각협상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권단 일각에서는 “마이크론 쪽 제안 가운데 너무 무리한 요구사항이 많으므로 아예 ‘독자생존’을 고려해볼 필요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채권단 내부의 조율이 쉽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하이닉스의 자력갱생에는 적잖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박종섭(朴宗燮) 하이닉스 사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채권단의 부채 재조정과 1조원 규모의 신규투자 등 채권단 지원이 있다면 하이닉스가 군소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독자생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마이크론의 요구중 주요 쟁점사항
○15억달러 신규자금 지원 요청
-4억달러는 30년 만기 연 2%인 후순 위 채권
○매각대금으로 받을 마이크론 주가 를 최저 35달러로 정함
○채권단의 마이크론 주식매각 제한
-1년 뒤 50%, 2년 뒤 25%, 3년 뒤 25% 단계 처분
○마이크론 주식 임시 예치 후 추가부 실 발생시 주식반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