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상품과 전쟁" 외국기업 팔 걷었다

  • 입력 2002년 2월 19일 18시 05분



‘가짜 상품을 추방하라.’

한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시중에 나돌고 있는 가짜 상품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위조방지 전담반을 두고 지속적인 단속에 나서는 한편 법적 대응에도 적극적이다.

한국외국기업협회는 올해를 가짜상품 추방 원년으로 삼고 직접 가짜 상품을 단속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아기고양이 모양의 ‘헬로 키티’ 상표로 유명한 일본 산리오사는 지난달 헬로 키티를 모방한 유사 상표들을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금지 청구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았다.

1980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산리오사는 그동안 헬로 키티를 모방한 유사 캐릭터 때문에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판단해 99년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계 주방용품 제조업체인 월드키친도 자사의 대표적인 식기 브랜드 ‘코렐’을 모방한 가짜 상품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3월 ‘모든 상품을 회수하고 월드키친에 상당금액을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았다.

코렐은 특유의 ‘3중 압축강화 유리’ 재질에 잔잔한 꽃과 과일 무늬로 만들어져 한국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

월드키친은 앞으로도 가짜 상품으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진품을 구별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홍보하는 한편 가짜 상품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법적 대응을 해나가기로 했다.

한국쓰리엠은 다목적용 수세미 ‘스카치 브라이트’의 위조상품이 범람하자 2000년 4월부터 8월까지 모든 포장 디자인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또 가짜 상품을 판별하고 처리하기 위한 고객서비스 전용센터를 마련했으며 ‘위조방지 전담반’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가짜 비아그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국화이자는 수시로 가짜 상품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찰과 경찰에 신고하고 있다.

세계적인 청바지 제조업체인 리바이스 코리아도 ‘위조상품 대책특별팀’을 만들어 가짜 상품이 신고될 경우 현장조사를 한 다음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1200여 외국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외국기업협회는 한국 당국의 단속이 미흡하다고 보고 직접 가짜 상품에 대한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올 상반기 중 ‘외국기업 지적재산권 보호센터’를 개설해 검찰과 경찰의 협조를 받아 서울 동대문, 이태원 등 재래시장을 상시 단속한다는 계획.

외국기업협회 관계자는 “센터 개설을 위해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며 “당초 작년 말에 개설하려 했지만 영세 상인들의 생계 등 고려해야 할 문제가 많아 다소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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