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IR 팀장인 박종호 상무는 지난달 말 증권거래소에서 지난해 4·4분기(10∼12월) 회사 영업실적을 공개하자마자 해외출장 길에 올랐다. 외국 기관투자가들을 직접 찾아가 회사 실적을 설명하고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 위해서다.
기업들이 회사 실적을 투자자에게 알리는 IR 행사가 뚜렷이 변하고 있다. 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고 기업들이 투자자들을 만나기 위해 찾아가는 일도 많다.
▽분기마다 IR 행사〓외환위기 이전에는 기업들이 IR에 대해 별 무관심했던 게 사실. 회사로 찾아오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을 잘 만나주지도 않는 기업이 수두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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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연초에 연례행사처럼 의례적으로 한번씩 열던 기업설명회를 분기마다 여는 회사도 늘어났다. 삼성전자 LG전자 포철 KEC 등은 분기별로 IR 행사를 열고 있다. 이들 기업 외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화재 KT 담배인삼공사 현대모비스도 자체적으로 IR팀을 꾸리고 있다.
▽‘1 대 1 미팅’에서 콘퍼런스 콜(conference call)까지〓주요 대기업은 해외 IR 행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LG전자 조인환 IR팀 차장은 “2000년까지만 해도 회사로 찾아오는 기관투자가에게 설명하는 선에서 그쳤지만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IR 행사를 열고 난 뒤 바로 해외로 나가 주요 기관투자가들과 1 대 1 미팅(One on One Meeting)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운용자산이 많은 투자신탁회사 등 기관투자가에게는 최고경영자가 직접 찾아가 현안을 설명하는 자리도 잦아진 편. 삼성전자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직전에 미리 해외 기관투자가들과 ‘콘퍼런스 콜’을 통해 회사 실적을 알려주기도 한다.
증권거래소 상장공시부 남찬우 과장은 “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오는 IR 행사의 경우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이 쏟아져 담당 임원만 출석하는 경우보다 훨씬 시간이 많이 걸릴 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진지하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