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구조조정 달콤한 열매…“신용도-주가 거의 상승”

  • 입력 2002년 2월 20일 17시 53분


두산은 1990년대 중반부터 유가공 식용유 금형 등 비수익 사업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사업 다각화 전략의 실패로 발생한 재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두산은 여기서 더 나아가 90년대 말에는 주력 사업이던 맥주와 양주 사업도 해외에 매각했다. 이 같은 조치는 구조조정의 모범 사례라는 평가와 함께 신용등급 상승으로 이어졌다.

최근 2년간 신용등급이 2단계 이상 상승한 기업들은 대부분 두산처럼 ‘제 살을 깎는’ 구조조정을 실시한 덕분에 등급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길기모 굿모닝증권 수석연구원은 20일 ‘지속적 신용등급상승의 조건’이라는 보고서에서 “분석을 한 27개사는 대부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효과가 일시적인 재무 위기 극복을 넘어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기업들”이라고 소개했다.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 부문의 ‘선택과 집중’을 이룬 덕택에 남은 사업부문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졌다는 것.

제일모직은 의류부문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절반 가량의 브랜드를 정리하는 동시에 삼성물산의 의류사업부를 인수, 시너지 효과를 높인 게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태평양은 90년대 초반 재무 위기를 맞자 증권 패션 야구단 등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했다. 외환 위기 이후에는 최대 부실 계열사였던 태평양생명을 정리하는 등 부실 계열사를 통폐합함으로써 핵심사업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졌다고 굿모닝증권은 평가했다.

이 밖에 효성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등도 ‘성장 위주의 다각화 전략’을 버리고 구조조정을 거쳐 ‘수익 중심의 구조’로 재편해 재무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회사의 신용도 개선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굿모닝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27개사 가운데 최근에 새로 상장된 업체와 비상장 업체를 제외한 19개사의 지난해말 주가는 99년 말에 비해 평균 55.4% 올랐다. 이 기간중 종합주가지수는 32.5% 하락해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상장기업 전체 시가총액이 평균 26.8% 줄어드는 동안 19개 업체의 시가총액은 평균 59.7% 늘었다.

길 연구원은 “이 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들어 상승폭이 커져 시간이 지날수록 구조조정 효과가 주가에 더욱 크게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2001년말 신용등급이 1999년말에 비해 2단계 이상 상승한 27개사
등급 변화회사
BB0→BBB-금강제화 에스콰이아
BB+→BBB0동아제약 두산 보령제약 하이트맥주
BBB-→BBB+대성산소 제일모직 창원특수강 풍산 현대쇼핑
BBB-→A-효성
BBB-→AA0신세기통신
BBB0→A-대웅제약 한진해운 대림산업 롯데삼강
BBB+→A0현대자동차
A-→A+신세계 SBS LG건설 LG석유화학 LG전선
A-→AA-태평양
A0→AA-삼성전기
A+→AA0삼성SDI
AA-→AAA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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