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배출가스 규제 완화를"

  • 입력 2002년 2월 28일 18시 17분


프랭크 헤스케 주한 유럽연합(EU) 대표부 대사는 28일 “한국의 무역장벽으로 무역 불균형이 초래됐다”며 EU가 한국에 대해 조선 화장품 의약품 반도체 분야의 통상압력을 강화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헤스케 대사는 또 하이닉스반도체의 해외 매각과 관련해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부채 탕감 등 대규모 보조금이 필요할 것”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배 소지를 제기했다.

그는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주한 EU상의의 ‘연례 무역장벽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중 기조연설에서 “지난해 EU와의 교역을 통해 한국이 5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내 무역불균형이 심화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조선과 반도체 등 일부 전략분야에 계속적으로 개입, 무역분쟁을 초래했다”며 “지적재산권이나 화장품, 의약품 등 일부 산업의 경우 한국 정부의 느슨한 규제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조선 화장품 의약품 분야의 분쟁은 이미 심각한 수위를 넘어섰다”며 “반도체 등 다른 분쟁 요소들이 조선처럼 극으로 치닫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이닉스 문제에 대해서는 “하이닉스가 지난해 파산위기에도 불구하고 계속 생산이 이뤄진 것은 은행 등을 통해 자금이 지원됐기 때문이며 현재 진행중인 합병 딜도 성사되려면 대규모의 정부 보조금이 필요할 것”이라며 “WTO 규정에 위배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은행 민영화 문제와 관련해 “은행의 3분의 1 이상을 정부가 소유하고 있어 부실기업에 특혜성 자금이 지원되고 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구제역 사태 이후 EU의 육류제품에 대한 한국 측의 과도한 수입규제에 대해 실망하고 있으며 법률서비스 개방에 대한 조치도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주한 EU상의는 이날 발표한 ‘2002년 무역장벽’ 보고서를 통해 △한국내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 △소비자 안전에 부합되지 않는 느슨한 농약 등록 요건 △한국제품과 수입품을 차별하는 이중적인 기능성 화장품 심사규정 △의료기기 검사방법 및 보험처리 수준 등을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지적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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