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직접투자 작년 42억달러…70%가 지분인수에 쓰여

  • 입력 2002년 3월 4일 18시 12분


99년 이후 3년간 외국자본이 새 회사를 설립하거나 국내기업을 인수합병(M&A)하기 위해 231억달러(약 30조원)를 국내에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4일 ‘최근 국제 M&A의 동향과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99년 이후 231억달러 규모의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새 회사를 차리는 데 76억달러가 들어왔으며 73개 기존 기업의 자산 및 구주(舊株)를 인수하는 데 155억7000만달러가 국내로 들어왔다고 집계했다.

2001년 한해 동안의 외국인 직접투자금은 총 42억달러. 이 가운데 70%인 29억달러가 LG전자 해태제과 옥션 등 13개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는 데 쓰였다.

한은 국제국 변재영(卞在英) 팀장은 “2000년까지의 외국인 M&A는 부실 은행이나 기업을 외국자본에 넘겨주는 주식 및 자산인수 방식이 대부분이었다”며 “그러나 2000년 이후부터는 시장점유율 확대, 신규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 신기술 획득 등을 겨냥해 외국인 투자가 이뤄지는 경향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의 필립스사가 LG전자에 11억6000만달러를 투자한 것은 △LG전자로선 통합 유럽시장 진출을 위해 ‘필립스 브랜드’가 필요하고 △필립스는 LG전자의 모니터 제조기술이 필요하다는 욕구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변 팀장은 또 “새로 회사를 차려 공장을 짓고 직원을 채용하는 방식이 성장 및 고용에 효과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M&A도 활발한 영업활동으로 이어져 간접적으로 기여한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 주식투자가 미국계 펀드중심으로 이뤄진 것과는 달리 M&A는 유럽계 자본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M&A 자금 기준으로 유럽계가 81%를 차지했고, 미국계는 18%대에 그쳤다. 미국은 지난해 M&A 자금이 가장 많이 투입된 국가였고, 한국은 11번째였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2001년 외국자본의 국내기업 지분 인수 사례
인수된 기업인수기업(국적)투자규모(달러)
LG전자필립스(네덜란드)11억6340만
LG마트카지노 기샤드-페라송(프랑스)5억
제일투신프루덴셜보험(미국)4억
해태제과JP모건 등(벨기에)3억1789만
옥시레키티 벤키저(영국)1억2691만
옥션e베이(미국)1억2167만
현대자동차다임러 벤츠(독일)8000만
LG 생활건강로케트 페레(프랑스)1084만
LG 전선레이켐(미국)700만
퍼시픽 에폭시다우 케미컬(미국)552만

자료:톰슨 파이낸셜 시큐리티 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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