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진창범 숙녀캐주얼 매입팀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개성’과 ‘부조화’가 패션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한다. ‘정장과 샌들’에 이어 요즘 유행하는 부조화 패션들을 모아봤다.
▽반팔 내복〓지난 겨울, 란제리 매장에는 내복은 당연히 긴팔이라는 상식을 깨면서 반팔 내복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상의는 반팔, 하의는 5분바지 형태로 출시된 반팔 내복이 옷매무새와 편의성을 찾는 주부 계층에 어필한 것. 한 백화점의 란제리매장 관계자는 “누가 살까 생각했는데 완전히 예상을 뒤엎었다”고 말했다.
▽검정 아동복〓아이들 옷은 빨강 파랑 등 원색이어야 잘 팔린다는 고정 관념도 무너졌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검정과 흰색 아동복이 히트를 친 것. 아예 대부분의 아동복을 검정과 흰색으로만 내놓은 유아복 업체도 있을 정도다. 가격도 다른 브랜드보다 비싼데도 더 잘 팔린다는 게 현장의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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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달린 청바지〓통상 청바지 종류는 실용성을 강조한 의류여서 레이스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선입관이다. 하지만 요즘 영캐주얼 매장에는 레이스 달린 청치마나 청바지가 쏟아지고 있다. 어떤 것은 검정 망사레이스가 달려 있기도 하다. 청재킷에 쉽게 떼거나 붙일 수 있는 레이스를 단 제품도 있다. 20대 여성들이 특히 좋아한다는 게 매장 직원들의 평가다.
아예 청바지 소재로 만든 남성 정장도 있다. 신사정장 브랜드인 파코라반이 최근 시험삼아 청바지 소재 정장 7벌을 만들었는데 2주 만에 모두 판매됐다.
▽반팔 폴라 티셔츠〓일반적으로 반팔은 여름에, 목까지 올라오는 폴라 티셔츠는 겨울에 잘 팔린다. 하지만 이번 겨울에는 반팔 폴라 티셔츠라는 게 등장해 유행을 이끌었다. 또 외출복으로 입기에는 민망할 정도인 잠옷 형태 티셔츠도 나왔다. 속에 폴라 티셔츠를 입고 잠옷 스타일의 티셔츠를 겹쳐 입는데 젊은 층들이 즐겨 찾고 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