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스 달린 청바지…어, '부조화 패션'이 불티나네

  • 입력 2002년 3월 7일 17시 45분


예전 같으면 웃음거리가 됐을 법한 ‘엉터리 패션’이 인기다.

롯데백화점 진창범 숙녀캐주얼 매입팀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개성’과 ‘부조화’가 패션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한다. ‘정장과 샌들’에 이어 요즘 유행하는 부조화 패션들을 모아봤다.

▽반팔 내복〓지난 겨울, 란제리 매장에는 내복은 당연히 긴팔이라는 상식을 깨면서 반팔 내복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상의는 반팔, 하의는 5분바지 형태로 출시된 반팔 내복이 옷매무새와 편의성을 찾는 주부 계층에 어필한 것. 한 백화점의 란제리매장 관계자는 “누가 살까 생각했는데 완전히 예상을 뒤엎었다”고 말했다.

▽검정 아동복〓아이들 옷은 빨강 파랑 등 원색이어야 잘 팔린다는 고정 관념도 무너졌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검정과 흰색 아동복이 히트를 친 것. 아예 대부분의 아동복을 검정과 흰색으로만 내놓은 유아복 업체도 있을 정도다. 가격도 다른 브랜드보다 비싼데도 더 잘 팔린다는 게 현장의 소리다.

▽레이스 달린 청바지〓통상 청바지 종류는 실용성을 강조한 의류여서 레이스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선입관이다. 하지만 요즘 영캐주얼 매장에는 레이스 달린 청치마나 청바지가 쏟아지고 있다. 어떤 것은 검정 망사레이스가 달려 있기도 하다. 청재킷에 쉽게 떼거나 붙일 수 있는 레이스를 단 제품도 있다. 20대 여성들이 특히 좋아한다는 게 매장 직원들의 평가다.

아예 청바지 소재로 만든 남성 정장도 있다. 신사정장 브랜드인 파코라반이 최근 시험삼아 청바지 소재 정장 7벌을 만들었는데 2주 만에 모두 판매됐다.

▽반팔 폴라 티셔츠〓일반적으로 반팔은 여름에, 목까지 올라오는 폴라 티셔츠는 겨울에 잘 팔린다. 하지만 이번 겨울에는 반팔 폴라 티셔츠라는 게 등장해 유행을 이끌었다. 또 외출복으로 입기에는 민망할 정도인 잠옷 형태 티셔츠도 나왔다. 속에 폴라 티셔츠를 입고 잠옷 스타일의 티셔츠를 겹쳐 입는데 젊은 층들이 즐겨 찾고 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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