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한국경제 세계 13위

한국의 경제규모는 2000년 기준 세계 13위이고 1인당 국민소득(GNI)은 세계 36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계층별 소득격차는 최근 10년간 확대되고 있으며 가계의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통신비 비중은 3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은행은 10일 주요 경제지표의 국제비교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 경제의 현주소=경제규모(명목GDP 기준)는 1990년 2525억달러(16위)에서 2000년 4574억달러로 커져 세계 13위. 이 기간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6.1%로 중국(10.1%) 싱가포르(7.9%) 대만(6.4%) 등에 비해 낮았으나 고성장했다.

2000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22억4000만달러로 세계 15위, 여행수입은 68억3000만달러로 세계 18위, 여행지급은 71억3000만달러로 세계 14위를 차지했다. 여행수지의 최대 흑자국은 미국(306억달러)이고 적자국은 독일(294억9000만달러).

2000년 총교역 규모는 3967억달러로 90년(1548억달러)보다 2.6배 증가해 세계 12위. 수출은 2028억달러로 세계 12위, 수입은 1939억달러로 세계 13위였다.

2001년말 외환보유액은 1028억달러로 일본(3962억달러) 중국(2124억달러) 대만(1256억달러) 홍콩(1123억달러)에 이어 세계 5위.

소비자물가는 1990∼2001년 연평균 5.0% 올라 미국(2.8%) 대만(2.3%) 일본(0.7%) 등에 비해 상승률이 높았다.

2000년중 생산구조는 서비스업 52.6%, 광공업 34.6%, 건설업 8.2%, 농림어업 4.6%로 선진국에 비해 광공업 건설업 농림어업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산업별 취업구조는 서비스업 61.1%, 광공업 20.5%, 농림어업 10.9%, 건설업 7.5%였다.

▽개인과 가계=1인당 국민소득(GNI)은 1990년 5886달러(세계 40위)였으나 2000년 9628달러로 세계 36위.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많은 나라는 룩셈부르크로 3만8867달러.

2000년 총저축률(총저축을 총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것)은 32.3%로 싱가포르(52.1%) 중국(39.7%)보다 낮지만 일본(28.1%) 대만(25.2%) 독일(21.7%) 미국(18.0%) 등에 비해 높았다.

도시근로자 가구 기준 소득분배 현황을 보면 지니계수가 0.3169로 1990년(0.2948)보다 소득불평등 정도가 심화됐다. 소득배율(소득계층을 5단계로 나눠 최상위 소득을 최하위 소득으로 나눈 것)은 1990년의 4.64에서 2000년 5.32로 상승해 계층별 소득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가계의 소비지출 구조는 음식료품 및 담배의 비중이 줄어든 대신 통신비 주거비 교통비 등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통신비 비중은 90년 1.5%에서 2000년 4.6%로 급증했다. 교육비 비중은 4.9%로 미국(2.4%) 일본(2.1%) 영국(1.4%) 독일(0.7%) 프랑스(0.6%) 등에 비해 크게 높다. 실제 교육비 지출은 비밀과외 등 통계에 잡히지 않은 비용을 포함하면 더욱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말 개인의 금융자산은 현금 및 예금 60.8%, 연금 18.0%, 채권 9.1%, 주식 8.6%, 기타 3.5%로 구성돼 있다. 현금 및 예금 비중은 일본(53.1%) 미국(10.6%) 등에 비해 높고 주식 비중은 일본(7.1%)보다 높지만 미국(45.8%) 독일(26.9%) 대만(24.4%) 등에 비해 낮은 편이다.

▽기업과 산업=2000년말 기업의 자금조달 구조는 대출금 31.8%, 회사채 22.7%, 주식 18.2%, 기타 27.3%로 구성돼 있다. 회사채 비중은 미국(11.6%) 일본(9.9%) 대만(9.3%) 등 비교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고 주식 비중은 프랑스(70.4%) 미국(53.0%) 일본(29.1%) 등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

금융기관의 기업대출금리는 2001년말 연 6.73%로 90년말(10.0∼12.5%)보다 꽤 낮아졌다. 이는 대만(7.37%)보다는 낮지만 중국(5.85%) 미국(4.84%) 일본(1.38%) 등에 비해 여전히 높다.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90년말 285.5%에서 2000년말 210.6%로 개선됐으나 미국(157.5%) 일본(159.7%)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000년 7.4%로 미국(7.7%)보다 낮지만 경기침체 상태인 일본(3.8%)보다 높다.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것)은 157.2%로 좋아졌으나 일본(551.0%) 미국(319.5%) 등에는 크게 못미쳤다.

2000년 선박건조량은 1222만톤으로 세계 1위, 자동차 생산은 312만대로 세계 5위, 철강 생산량은 4311만톤으로 세계 6위, 에너지소비량은 1억9200만TOE(석유로 환산한 톤)로 세계 10위였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