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자용 솔로제품 '솔솔' 뜬다

  • 입력 2002년 3월 11일 18시 32분


대우전자 14인지 '누드TV'
대우전자 14인지 '누드TV'
경기 부천에서 교사생활을 하는 김경희씨(30·여)는 10평대에 불과한 집 크기를 생각해 냉장고 TV를 소형으로 마련했다. 식탁은 쉽게 접을 수 있도록 돼 있어 필요할 때만 펴면 된다. 어쩌다 집에서 식사할 때는 잠깐 데우면 되는 쌀밥 제품을 사먹는다.

김씨 같은 ‘솔로족(族)’이 늘면서 공간절약형 고급 소형 가전제품인 ‘솔로 제품’도 전성기를 이루고 있다. 전자업계는 최근 삶는 세탁기, 토스트 겸용 전자레인지, 모니터 겸용 액정화면(LCD) TV 등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가구 식품업계에서도 이들을 겨냥한 제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올해 ‘솔로 시장’은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들 제품이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워드럼 100˚C'

▽솔로족 늘어난다〓결혼 적령기가 늦춰지면서 솔로족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 이들은 경제력을 갖춘 데다 자신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이어서 주요 마케팅 대상이 되고 있다.

할인점 이마트 가구매장에서는 지난해 4인용 식탁, 싱글침대, 2인용 소파, 작은 수납장, 전신 거울 등 대표적 솔로 제품이 전체 판매량의 30%를 차지했다. 올해는 이 비중이 40%로 늘어날 전망.

신세계 장혜진 과장은 “솔로족이 늘어남에 따라 이마트에서는 이들을 위한 ‘원룸 전용 가구’를 올해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전제품 봇물〓솔로족을 위한 가전제품의 원조는 LG전자. 독신자층이 넓은 일본을 겨냥해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6가지 소형 가전제품 세트 ‘큐비’로 대대적 성공을 거둔 LG전자는 국내에도 이를 시범 도입했다. 큐비 가운데 90ℓ급 패션 냉장고를 ‘뉴젠’ 브랜드로 내놓은 것. 파스텔톤이라 냉장고라기보다 장식용 같다.

LG전자 '휘센에어컨' 액자형

방 한쪽 모서리에 쏙 들어가는 14인치 ‘누드 TV’(대우전자)도 있다. 대우는 스피커가 일반적 제품의 4분의 1 크기인 홈 시어터 시스템(DV-135)과 벽걸이TV 겸용 LCD 모니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3㎏급 소형 삶는 세탁기(파워드럼 100℃)를 내놓아 시판 첫 달인 지난달 3000대를 팔았다. 가격이 38만원대로 저렴해 올해 삶는 세탁기 시장(10만대)을 크게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LG전자에서 앞다퉈 선보이는 6, 8평형 벽걸이 에어컨도 인기 품목이다.

식기세척기나 소형 청소기는 이제 솔로에겐 필수 품목. 동양매직 이복수 마케팅팀 대리는 “식기세척기에다 씻은 그릇을 보관해 둘 수도 있어 공간과 시간을 절약하는 제품으로 직장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동양매직 '오븐겸용 토스터'

▽식품·가구로도 확산〓제일제당은 ‘햇반’의 인기를 바탕으로 쌀밥 말고도 흑미밥, 오곡밥 등 밥맛을 다양화했다. 한샘 등 가구업계에서는 침대 겸용 소파, 차 테이블 겸용 오디오 수납장, 접이식탁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이상연 삼성전자 디자인센터 과장은 “요새 솔로족은 경제력을 갖춘 데다 디자인 감각을 중요시해 작고도 외관이 아름다운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며 “특히 젊은층부터 자녀와 따로 사는 노인층까지 솔로족의 범위는 다양하며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