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창 대주주였던 이주영(李柱泳·41·사진) 사장이 전문경영인으로 거듭났다. 40% 가까운 대주주 지분을 완전 소각하고 월급쟁이 사장으로 변신한 것. 98년 4월 화의결정 이후 ‘돈 안 되는’ 사업을 떼어내 온 구조조정의 완결판이다.
1000명 수준의 인력도 253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종업원당 매출은 오히려 80% 늘었다고 한다. 숨은 부실을 털면서 지난해 적자를 냈지만 내년엔 1000억원 매출에 130억원 순익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 사장은 금강산샘물사업에서 단맛 쓴맛을 모두 봤다. 금강산 관광버스가 꼬리를 물고 강원 고성군 온정리 샘물공장을 스쳐갈 때 금강산샘물을 시장에 내놓을 때만 해도 태창 주가는 상한가였다. 그러나 샘물 반출가격이 t당 3.5달러에서 100달러로 폭등하고 북한동포돕기 내의전달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본업(의류패션)을 떠난 곁눈질(대북사업)이 회사를 어렵게 만든 것 아닙니까?”
아픈 구석을 찔러봤다. 샘물사업은 이 사장이 청춘을 바친 12년 프로젝트. “샘물사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누군가는 해야합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샘물가격보다 해상운송비 등 물류비 부담이 원가의 50%를 넘어선 것이 큰 문제였다고 한다. 이 사장은 4월 북한을 방문해 가격협상을 벌이고 일본 자본의 유치도 타진할 예정.
이 사장은 “대북사업체끼리 투자위험을 나눌 수 있는 보험장치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민관차원의 공동기금을 만들거나 남북합영기업도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특별법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