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뭉칫돈 대기 기관장세 예고…업종대표 우량주 주목

  • 입력 2002년 3월 13일 17시 35분


올 봄 주식시장에 ‘기관장세’가 시작된 것인가.

기관투자가가 2월 이후 종합주가지수를 800선 위로 끌어올리자 커지기 시작한 이 같은 기대감은 기관이 주도해 주가지수가 850선에 바짝 다가서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기관은 13일 순매도로 장을 시작했다가 오후 들어 주식을 순매수하며 주가지수를 끌어올렸다.

기관장세란 이처럼 기관이 주도해 주가지수가 오르는 시장 상황. 대체로 ‘장세호전→간접투자상품으로 자금유입→기관 주식매수 확대→주가상승’의 순서로 전개된다. 1994년과 2000년 주가지수가 1000선을 넘기 전에는 모두 기관장세가 왔다.

▽기관장세를 기대하는 이유〓기관장세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기관으로 돈이 몰리는 것.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99년 당시보다 개인 자금이 기관으로 들어오는 속도는 느리지만 앞으로 덩어리가 큰 안정적 자금이 줄줄이 증시로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국민연금은 올해 주식 투자자금으로 2조원을 배정했고 기획예산처는 올해 연기금투자풀의 투자 자금이 5조원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창투사 등 벤처캐피털도 올해 1조6000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황 연구원은 집계했다.

투신사들의 마케팅 열기도 뜨겁다. 주가지수가 오르며 간접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투신사들은 3월에만 10여개의 새 펀드를 시장에 내놓았다.

대한투신의 갤롭코리아펀드와 마이애셋자산운용의 애국성장형펀드는 각각 5조원과 1조원을 목표로 하는 ‘대형화 펀드’다. 미래에셋증권의 시스템-캡펀드나 현대투신증권의 히트골든벨혼합펀드 등은 일정한 수익을 올리면 채권형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형.

경제 상황으로 보아도 기관이 본격적인 주식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다. 박준범 LG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회복되고 기업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기관들이 주식과 같이 수익이 높은 위험자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채권 투자의 매력은 떨어지고 있다. 또 부동산시장 과열을 막으려는 정부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면 주식시장으로 개인 자금이 몰릴 가능성도 크다.

▽어떤 종목이 오를까〓기관은 전통적으로 업종을 대표하는 대형주를 선호한다. 최근 삼성중공업이나 현대자동차 등 중가 옐로칩의 가격이 크게 오른 것도 기관의 영향 때문이다.

황 연구원은 “앞으로 기관은 유통물량이 많고 실적이 수반되며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우량주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며 24개 종목을 추천했다. 모두 부채비율이 300% 이하이며 영업이익 및 매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종목들이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삼성증권이 추천한 향후 기관 매수 예상종목
종목매출액증가율(%)영업이익증가율(%)PER(배)
삼천리1.211.74.4
LG건설3.31.44.6
한일시멘트7.08.44.9
동아제약6.97.45.0
LG전선3.02.45.3
한국제지21.212.15.4
한섬13.714.05.9
현대중공업2.013.45.9
삼성SDI7.49.36.6
현대모비스13.85.36.7
국민은행12.366.67.2
제일모직11.626.37.2
코오롱7.618.87.3
한국단자공업15.429.27.4
한국전력공사11.03.27.5
대덕GDS21.940.27.9
기아자동차7.018.39.0
삼성정밀화학16.932.19.4
한진3.519.710.0
호남석유화학10.8326.210.9
웅진닷컴18.331.011.0
제일제당2.04.511.0
INI스틸7.110.611.3
LG전자3.230.411.9
매출액 및 영업이익 증가율은 2002년 추정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