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주식을 팔면 투자 의견도 덩달아 부정적으로 바뀌는 한국 증권가의 관행이 삼성전자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주식은 거래일 8일 가운데 6일 동안 하락세를 보였다. 주가 하락의 원인은 외국인투자자의 매도 공세. 5일까지만 해도 58.63%였던 삼성전자 주식의 외국인 지분은 18일 57.13%까지 낮아졌다.
그런데 한국 증권가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영향력 있는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앞다퉈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Buy)’ 추천을 내고 있는 것.
우동제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강력 매수(Strong Buy)’ 추천을 유지하고 있다. 1월의 세계 반도체 출하 동향을 점검한 결과 D램 부문의 회복세가 확인되고 있다는 주장.
진영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싼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2·4분기에는 D램 수요가 다소 감소한 뒤 하반기부터 완전히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분석. 2·4분기만 볼 때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오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하반기부터는 주가가 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이 바로 삼성전자를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라는 지적. 그는 12개월 목표주가로 55만4000원을 제시했다.
민후식 동양종합금융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2·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쳤다. 반도체 D램 가격의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도 5월 이후부터는 바로 회복될 것이라는 주장. 그가 제시한 6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48만원.
대한투자신탁증권 조휘성 연구원은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파는 것에 대해 “그들이 ‘삼성전자로 수익을 올릴 만큼 올렸다’ ‘2·4분기 D램 가격의 하락이 예상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며 “올해와 2003년 큰 폭의 실적 향상이 기대되는 삼성전자는 여전히 주가의 상승 여력이 충분한 우량주”라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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